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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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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어린이·10대 손님을 잡아라.』
국내 업계들이 최근 유아·아동·학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신제품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고있다.
소득증가에 따른 생활수준향상 등으로 제품수요가 다양화·세분화되면서 어린이·10대 용품이 새로운 시장으로 떠오르고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특히 미래고객으로서의 이들 어린이·10대의 잠재력을 중시, 「꼬마손님」들을 위한 각종 판촉·홍보행사도 잇따라 벌이고 있다.
미성년자용품시장의 특징은 기존의 성인용품에 비해 사서 쓰는데 부담을 덜도록 값이 싸고 기능도 단순화한 것.
색상·디자인에서는 눈길을 쉽게 끌고 흥미를 유발하게끔 다채로워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책·걸상 등 가구와 피아노 등에서부터 일기 시작한 어린이·10대 용품바람은 80년대 중반이후 게임기·카셋·오디오등 가전제품에서부터 칫솔·치약·시계·비누 등 생활용품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신발·옷 등 제품의성격상 수요계층이 나누어진 분야의 경우 시장규모 확대에 따른 치열한 경쟁 속에 가격·기능별로 다품목화·차별화 되는 추세도 보이고 있다.
60∼70년대부터 일찍이 수요 전문화가 이뤄져온 피아노는 이미 아동·청소년용인 업라이트(Upright)형이 성인· 연주용인그랜드(Grand)형보다 4배 가량 더 팔리고 있다.
그랜드형은 최소한 3백만원 정도는 줘야하지만 업라이트형은 1백만∼2백만원정도여서 부담이 적은 것이 가장 큰 이점.
피아노업계에서는 현재 10%수준인 보급률이 2000년대까지는 지금의 일본(16∼18%)·미국(21∼23%) 수준으로 늘 것으로 보고 있는데 특히 피아노를 배우기 시작하는 연령층이 취학전으로까지 낮아지고 있어 중·저가품개발 보급에 승부를 걸고 있다.
전자제품 쪽에서는 게임기·카셋의 뒤를 오디오·컴퓨터 등이 잇고 있다.
오디오의 경우 4∼5년 전부터 선보이기 시작한 20만∼50만원대의 뮤직센터형이 대표적으로, 1백만원이 넘는 하이파이형이나 50만∼1백만원수준의 미디형보다 값이 싸고 기능이 단순해10∼20대 초반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있다.
올 들어서는 특히 CDP(콤팩트디스크플레이어)를 채용, 폭을 30㎝이하로 줄이고 음질을 강화한 50만원 안팎의 초소형「미니미니」컴포넌트시스팀이 삼성·금성·인켈 등 업체에서 잇따라 신제품으로 나왔다.
또 카셋·컴퓨터의 보급확대에 맞춰 학습용 교재도 기존의 책자형 외에 테이프·디스켓 등으로 다양해지고 있다.
생활용품 쪽에서도 ▲어린이들이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딸기 등 과일향을 넣은 어린이용 치약 ▲멜로디가 흘러나오는 전동칫솔 등과 함께 비누·시계·카메라 등이 성인용품과 차별화 되는 추세다.
의류·신발은 중·저가품, 고급품으로 뚜렷한 양분추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물에 뜨기 쉽도록 제작된 5∼13세용 부력 수영복, 발목을 보호하는 하이탑 운동화 등이 아이디어상품으로 선보이고 있다.
한편 롯데·신세계·현대 등 백화점업계도 이와 관련, 놀이기구를 비치한 어린이 놀이방과 유아휴게소를 설치하는 등 관련매장을 계속 늘러가고 있다.
그러나 이들 어린이·10대용품은 아직 일부 품목을 제외하고는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그지 않을 뿐 아니라 고가품의 경우에는 소비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받고있다.
업계는 이에 따라 당장의 매출증가보다 오히려 미래고객을 확보한다는 판촉·회사이미지부각차원을 중시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 동요·미술대회, 벽지어린이초청 등 각종 행사도 백화점과 가전·생필품업계를 중심으로 활발해지고 있다.<민병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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