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책갈피] '반성하는 조직이 성공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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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유향.유흠 엮음, 후웨이홍 새로 엮음
이원길 옮김, 신원문화사
576쪽, 1만7000원

사람 사는 건 별반 다를 바가 없다. 세월의 힘에도 바래지 않는 진리가 있는 것도 그런 탓일게다. 그 바래지 않는 진리와 삶의 지혜를 얻기 위해 사람들은 옛사람이 남긴 글을 읽고 그들의 생각을 엿본다.

책은 중국 한나라 황실에 전해져 내려오던 교훈적인 고사를 엮은'설원'을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것. '설원'은 독특하고 기발한 방법과 화술로 사람들을 일깨운 왕과 신하.백성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으로 중국에선 풍몽룡의 '지낭'과 함께 지혜를 키우는 2대 필독서로 꼽힌다. 광무제와 마오쩌둥.쑨원 등도 가까이 두고 즐겨 읽었다고 한다.

책은 '진심이 진심을 얻는다''진실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인다'는 당연해서 잊기 쉬운 인간 관계의 기본 명제부터 '약간의 야심은 필요하다''무시하면 무시당한다'는 처세의 도까지 조직에서 살아남기 위한 15가지 생존 전략을 중국 역사 속의 위대한 재상과 제후.책략가들의 입을 통해 전한다. 복잡 다단한 인간 관계에 대응하는 전략을 싣다보니 일관된 흐름을 찾기는 쉽지 않다. 죽을 각오로 원칙을 지켜야 함을 보여주는 사례와 원칙도 시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는 옛이야기가 다른 장에 실린 것이 그런 예다.

각 항목의 말미에 실린 '현실 적용 사례'는 옛이야기를 읽는 고리타분함을 건너 뛰게하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사람을 잘못 써 망한 영국의 베어링 은행, 가구회사 사장에서 세계1위의 항공기 제조업체 사장으로 변신한 보잉의 이야기 등이 쏠쏠한 재미를 준다.

하현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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