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공원 저녁시장” 표몰이 열기(표밭에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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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불법사례 적발 신경전/전교조후보 운동원들 무급봉사 “이채”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
○…광역의회 선거전이 중반전으로 접어들자 각 후보들이 서로 상대방후보의 불법선거현장을 적발키 위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가운데 서울 강서1선거구 민주당 이종옥후보(33)의 선거운동원 이종국씨(35)는 10일 소속 당원집을 방문하는 민자당 우경선후보(49)를 뒤쫓다 주거침입혐의로 경찰에 입건됐다.
이씨는 이날 오전 11시30분쯤 『민자당측이 김모씨 집에서 주민들에게 향응을 제공하고 있다』는 제보를 받고 카메라를 휴대한채 화곡3동 김모씨(57·여)집으로 들어가는 우후보를 뒤따라 들어가다 김씨에게 붙잡혀 경찰에 넘겨졌다.
○해직교사·제자들 지원
○…대부분 광역의회 후보자들이 일당 3만∼5만원의 유급선거운동원들을 동원하는데 비해 서울 양천4선거구에 출마한 무소속 권희도후보(35)의 선거운동원 50여명은 전원이 무급자원봉사자들로 이루어져 있다고 자랑.
이는 권후보가 전 전교조간부로서 전교조의 추천으로 출마해 30여명의 해직교사와 20여명의 현직교사시절 제자들이 발벗고 나서 선거운동을 도와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
○무소속·야당 고군분투
○…이번 선거에도 여당등 기성정당은 선거운동 등에 조직력을 십분 발휘,「여당프리미엄」을 톡톡히 등에 업고 뛰고 있는 반면 민주당이나 무소속후보들은 열악한 조건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뚜렷.
종로1선거구의 민주당 이성호후보측은 『지난 8일 새벽 효자동의 비좁은 사무실창밖에 내건 「청와대가 맑아야 서울시도 맑습니다」라고 쓴 대형 플래카드가 감쪽같이 철거됐다』며 『경찰에 물었으나 「서울시에서 떼어갔다」고만 대꾸할뿐 도난신고조차 받지 않고 있다』고 하소연.
같은당의 또다른 측근은 『매일밤 경찰순찰차가 사무실 건너편에서 사무실동향을 살피고 있다』며 『이는 아직 세가 약한 야당후보에 대한 비열한 탄압』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홍보물 배포하며 인사
○…9일 대부분 첫 유세를 치른 서울지역후보들은 10일부터 시장·시민공원 등을 찾아다니며 홍보물배포와 함께 인사를 올리는(?)이른바 「발로뛰며 얼굴알리는 홍보전」에 본격 돌입.
종로1선거구의 이영호후보(56·민자·전 체육부장관)는 이날 오전 6시 인왕산 약수터를 찾아 산책나온 시민들의 손을 잡고 한표를 부탁했으며,같은 선거구의 이성호후보(28·민주·전 서울대 학생회장)도 이른 아침 무악동의 약수터를 방문한데 이어 퇴근무렵인 오후 6∼8시 사이에는 무악재일대 거리에서 행인들을 상대로 「얼굴알리기」에 주력.
또 중2선거구의 심상일후보(60·민자)는 신당5동 중앙시장일대를 돌며 상인들과 장보러온 주부 등을 상대로,종로3선거구의 정흥진후보(47·신민)는 관내 에어로빅체육관 3곳과 이화동일대 가두에서,용산1의 차봉오후보(56·민자)는 남산산책로와 남영동 상가지역에서 홍보활동을 벌이는등 대부분 후보들이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강행군을 계속.
무소속의 한 후보는 『몸으로 때우는 방문홍보가 이렇게 힘든줄 미처 몰랐다』며 『그러나 거리에서 만난 유권자로부터 한마디씩 듣는 충고가 다음 유세의 연설방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피력.
○후보초청 모임 잇달아
○…선거때마다 유권자들이 각종 모임을 마련하고 후보들을 「초청」,탈법을 부추기는 사례가 빈발,문제가 되고 있는데 이번 선거에서도 서울시 후보자들은 이들 구걸형 유권자들의 달갑잖은 주문홍수에 골머리.
이같은 구걸식(?)초청은 특히 집권당인 민자당후보에 집중돼 대부분 여당후보들은 매일 평균 4∼5건씩 전화등을 통해 계·친목회등 지역모임에 참석을 요청받고 있으며 야당·무소속후보도 심심찮게 부름을 받고 있다는 것.
용산지역 모여권후보의 선거운동본부장은 『없는 일도 만들어 상대방을 궁지에 몰아넣는 흑색선전이 판을 치고 있는데 어느 후보가 선뜻 나가 선심을 베풀겠는가』며 『매번 정중히 거절은 하지만 한심하고 불쾌하다』고 불평.
또 경쟁후보의 사무장도 『거절할땐 표 떨어지는 소리가 들리는듯 하지만 이제 망국적 거지근성은 그만 사라져야 한다』고 강도높게 일침.
○운동원 모두 대학동문
○…동대문2선거구에 출마한 경희대 총학생회장 출신의 한 후보는 운동원들도 모두 대학동문들로 짜여져 있어 『팀웍이 튼튼하다』고 자랑해 눈길.
이들은 후보자공고 직후 지역내 각 가구에 전화를 걸어 후보 출마를 광고하는등 조직적으로 얼굴알리기에 나섰고 1차 유세가 끝난 9일에도 유권자 가정에 전화로 반응을 체크하는등 기민한 대응을 하고 있다는 것.
선거사무소의 한 관계자는 『선거자금이 없어 무보수로 일하는 운동원전원이 식대를 절약하기 위해 사무실 한편에 부엌을 설치,직접 밥을 지어 먹으며 발로 뛰고 있다』고 이들의 열성을 소개.
○지명도 이용한 득표전
○…마포3지구에 입후보한 가수 이선희씨(27·민자)측은 당초 우려와는 달리 9일 합동연설회에서 유권자들의 호응이 의외로 높았다고 판단한 탓인지 10일부터는 동료연예인등 유명인을 동원,지명도를 이용한 득표전에 돌입.
이후보의 선거운동원으로는 가수 고운봉·현철,탤런트 최주봉·나한일씨 등이 등록,지역구를 누빌 태세.
특히 이씨가 소속돼 있는 프러덕션 해광기획측은 운동원들 모두에게 무선호출기를 지급하고 대형공연장에서 사용하던 핸드폰 2대,카폰 3대,무전기 10대 등 최첨단장비까지 갖춰 흡사첩보전을 방불케하는 선거운동을 벌이고 있다.
한편 이후보측은 지난달 31일 세살이나 적게 기재된 호적나이를 본래나이로 정정한 것과 관련,경쟁후보측이 『입후보하기 위해 호적나이를 조작했다』고 주장하고 나서자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정정했을뿐』이라고 해명.
○신민후보 홍보물 통일
○…성동4,5,6선거구에 출마한 3명의 신민당후보들은 홍보 팸플릿을 같은 양식으로 만들어 눈길.
16절지 크기의 팸플릿에는 경찰의 시위진압사진과 함께 ▲시의회를 통해 해결해야할 우리지역 일 ▲서울시민을 위하여 시의회에서 해야할 일 ▲현시국에 대한 비판 등이 실려 있으며 후보자의 천연색 사진이 같은 크기로 들어있다.<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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