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방문 의료기구 등 전달〃정계 발 끊고 봉사활동 전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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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로 20년째「라자로 돕기회」활동에 남다른 열성을 보이고 있는 봉두완 전 국회외무위원장(58)은 중국에 거주하는 동포 나환자들을 위한 자선음악회 준비에 여념이 없다.
5일 오후8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 홀에서 있을 이 음악회는 라자로 돕기회 (회장 봉두완)가 중국 길림성 연길시에 사는 동포 나환자들을 위한 기금마련을 위해 추진한 자선음악회.
「그대 있음에」란 주제로 펼쳐질 이날 음악회에는 소프라노 이규도·넬리 리, 테너 박세원, 바이얼린 김남윤씨등 국내 정상급 음악인들이 출연한다.
『여기에서 생기는 수익금전액은 중국의 교포 나환자와 국내 노약자 나환자촌에 전달할 생각입니다. 연길시에 사는 우리교포나 환자들에게는 현금대신 치과의료기구를 직접 구입해 가져다줄 계획입니다.』
음악회가 끝나는 대로 이경재 신부를 단장으로 한 중국방문단이 현지를 방문, 교포나환자들을 위로하고 의료기구도 전달할 예정이다.
우리 사회에는『돈 있는 사람들이 너무도 돈을 안 쓰는 풍토가 지배적』이라고 꼬집는 봉 회장은 지난해 12월 자신의 사재 1천만원으로 그 동안 라자로 돕기회에 푼푼이 성금을 낸 무명회원들을 초청, 「라자로의 날」기념식을 열기도 했다.
88년3월 13대 총선 직전 스스로 국회의원 출마를 거부한 뒤 곧 민정당을 탈당한 봉 회장은 지금까지 카톨릭 봉사활동에 주력해 왔다.
현역 정치인들과는 일체 만나지 않고 오직 종교활동에만 전념하고 있는 그는 라자로 활동 외에 천주교서울대교구 통일성전 건립추진회·카톨릭장애인을 위한 백만인 걷기 추진본부 등에도 깊이관여하고 있다.
89년 10월 이후 1년 남짓 MBC라디오에 출연, 과거의 명성을 회복하기도 했던 그는 갑자기 방송출연을 중단하게된 배경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몸에 밴 익살과 조크는 지금도 변함이 없어『요즘에는 누가 돌 던지는 사람도 없고 크게 밥 사고 술 사줘야될 일이 없어 홀가분하다』며 활짝 웃어 보였다.
명실상부한 문민정치가 실현될 날만을 기다리며 카톨릭 활동에만 정성을 쏟고있다는 그는 수첩에 지금도 로마서 14장22절을 적어 가지고 다닌다.
「자기가 옳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양심의 가책을 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행복합니다.」 <김준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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