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 관계자는 "5년 연속 10조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는 등 계열사들이 어려운 여건에서도 뛰어난 경영 실적을 올린 점을 감안해 많은 인원을 승진시켰다"면서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원칙이 이번 인사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됐다"고 밝혔다. 이재용 상무는 부사장이나 그 이상의 직급으로 파격적인 승진을 통해 경영 전면에 나서게 될 것이라는 예상도 없지 않았으나 한 직급 올라가는 데 그쳤다. 그러나 전무로 승진함에 따라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자로서 그의 행보는 더욱 활발해질 전망이다. 이 전무는 최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렸던 국제 가전 전시회(CES)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내 커리어(경력)를 더 쌓겠다"며 경영 참여에 적극적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가 앞으로 삼성전자 내에서 어떤 보직을 맡을지가 관심이다. 삼성 내외에서는 이 전무가 경영권 승계자로서 전략적 안목과 네트워크를 기를 수 있는 업무에 투입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무는 1991년 삼성전자 총무 그룹에 입사한 뒤 주로 삼성전자 경영 지원부서에서 경력을 쌓았다. 삼성전자 경영기획실에서 2001년 상무보, 2003년 상무로 진급했다. 2005년부터 전무 승진설이 돌았으며, 지난해엔 본인의 고사로 승진이 유보됐다.
이현상.권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