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학교 가기 두렵지 않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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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학교는 즐거워

해리엣 지퍼트 지음, 아만다 헤일리 그림

키다리, 이태영 옮김, 32쪽, 8500원

6세∼초등1학년

나도 학교에 가요!

유효진 글, 권송이 그림, 청림아이

104쪽, 8500원, 7세부터

얘들아, 학교 가자

안 부앵 글, 상드린·알랭 모레노 사진

푸른숲, 112쪽, 1만8800원, 초등 고학년부터

한 달 보름 정도 있으면 초등학교 입학식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미리 경험을 한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학교 입학은 엄마에게나 아이에게나 떨리는 일임에 분명하다. 학교는 어떤 곳일까? 공동생활에서 지켜야 할 규칙은 무엇일까? 처음부터 정답을 아는 사람은 없다.

'학교는 즐거워'로 가볍게 몸풀기를 시작해보면 어떨까. 귀여운 그림 속에 학교 생활을 압축했다. 일찍 일어나기, 밥투정 하지 않기, 줄 서기, 떠들지 않기, 공부하기, 선생님 질문에 대답하기, 씩씩한 목소리로 발표하기, 친구가 실수해도 놀리지 않기 등 학교 생활에서 지켜야할 수칙들이 차례로 등장한다. 미국 그림책답게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이 교실을 채우고 있는 점을 눈여겨보길.

'나도 학교에 가요!'는 아기자기한 동화 형식으로 학교 생활을 보여준다. 갈매 초등학교 1학년 9반 아이들이 주인공. 공주옷과 부츠 차림으로 등교했다 체육시간에 놀림감이 된 아이, 학교 화장실이 냄새가 난다며 수업 도중 집에 다녀온 아이, 방과 후 집에 혼자 가다 길을 잃은 아이 등 갓 입학한 아이들이 갖가지 소동을 겪으면서 초등학교 생활에 '연착륙'하는 과정이 재미나게 그려졌다. 10개의 에피소드마다 학교 생활을 위한 도움말을 실어놓은 점, 교실 뒷칠판에서 흔히 만나볼 수 있는 친근한 느낌의 삽화 등이 눈에 띈다. 자녀에게 직접 읽히기보다 부모가 읽은 뒤 설명을 해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듯하다.

여기까지 '학교는 즐거운 곳'임을 설명했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보자. 다른 나라의 학교에서는 어떻게 공부하고 있을까? '얘들아, 학교 가자'는 프랑스 전직 교사 두 명이 사진작가 10여 명과 1년 반 동안 지구촌을 돌며 48개국 30개 학교의 정경을 담았다. 예루살렘 인근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함께 다니는 초등학교가 있단다. 이들은 히브리어와 아랍어를 함께 쓰면서 다른 문화를 존중하는 법을 배운다. 팔레스타인 여선생님이 이스라엘 소년을 가르치는 사진을 보면 '평화의 학교'라는 설명에 고개가 끄덕거려진다. 그러나 평화도 잠시, 다음 단계의 학교가 없기 때문에 양국 아이들은 다시 갈라져야 한다.

모로코에는 마을에서 가장 존경받는 어른이 가르치는 코란학교가 있다. 급식은 동네 어른들이 번갈아 맡는다. 나무그늘 아래서 눈을 반짝반짝 빛내며 수업을 들은 케냐 아이들은 방과 후에는 부모에게 에이즈의 위험성 등 학교에서 배운 내용을 다시 가르쳐준다. 다섯 대륙에서 벌어지는 교육의 현장을 시원스러운 사진과 만나보는 맛이 그만이다. 책을 읽은 뒤 '우리의 학교는 어떤 곳으로 가꿔가야 할까'하는 생각까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면 금상첨화겠다.

기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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