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에 따르면 10일 오전 4시50분쯤(현지시간) 나이지리아 남부 바엘사주 오구 지역의 대우건설 가스 파이프라인 건설 현장에 현지인들이 침입, 이문식 차장 등 이 회사 소속 한국인 근로자 9명과 현지인 1명 등 10명을 납치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50명가량의 무장 괴한들이 3대의 보트를 타고 해안으로 접근해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리고 총을 쏘며 현지인 경비원들을 제압한 뒤 한국인 근로자를 총기로 위협해 강제로 데리고 달아났다"고 말했다. 그는 "사건 발생 두 시간 뒤 피랍 근로자가 대우건설 측에 휴대전화로 전화해 왔으며 이후 연락이 두절된 상태"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김호영 제2차관을 본부장으로 정부 합동대책본부를 설치했다.
근로자들이 납치당한 지역은 '니제르 델타(삼각주)'라고 불리는 대표적 유전지대다. 이 지역 원주민들로 구성된 무장단체인 '니제르 델타 해방운동(MEND)'은 석유 생산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주민들에게 분배할 것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에만 약 80명의 외국인을 납치한 뒤 대부분 '몸값'을 받고 풀어줬다.
지난해 6월 대우건설 직원 등 한국인 5명이 납치됐다가 이틀 만에 풀려나기도 했다.
외교부 관계자는 "납치범들의 정체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으나 MEND와 관련됐을 가능성이 크다"며 "이 단체는 납치한 외국인에게 큰 위해를 가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사고 현장에는 대우건설 직원 17명 등 한국인 28명이 근무하고 있었다.
◆피랍자 명단=▶이문식(45) 차장 ▶홍종택(41) 차장 ▶김우성(48) 차장 ▶김남식(42) 과장 ▶최종진(39) 과장 ▶윤영일(53) 대리 ▶최재창(28) 사원 ▶박용민(32) 사원 ▶김종기(47) 반장
이상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