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폭에 뇌물 받은 공무원 무더기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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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이 운영하는 유흥업소의 탈세를 위해 세무공무원들에게 뇌물과 향응을 제공한 조직폭력배와 전.현직 세무공무원 등 20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경기지방경찰청은 12일 세금 포탈을 위해 세무공무원들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영세업자를 대상으로 폭력을 휘둘러 금품을 갈취한 혐의(뇌물공여 및 폭력 등)로 조직폭력배 신인덕원파 두목 李모(39)씨 등 10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이들로부터 "세금을 깎아달라"는 부탁과 함께 돈과 향응을 접대받은 혐의(뇌물수수)로 전 안양세무서 직원 李모(53).鄭모(34)씨 등을 불구속 입건하는 한편 현직 국세청과 중부지방국세청, 안산.동두천세무서 등에 근무 중인 8명을 소환해 조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李씨는 3년 전 신인덕원파를 결성한 뒤 자신이 운영하는 안양시 관양2동 G유흥주점의 세금을 덜 내려고 세무공무원 鄭씨 등 10명에게 현금 50만원씩을 나눠주고 술과 향응을 제공하는 등 모두 1천만원 상당의 뇌물을 제공한 혐의다. 또 이들은 1998년부터 최근까지 경기도 안양시 일대 세탁소.여관.사설 도박장.유흥업소 등을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1천4백만원 상당을 갈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소환 조사 중인 현직 세무공무원 8명을 대상으로 뇌물과 향응을 받은 뒤 세금 포탈을 눈감아주거나 부과액수를 줄여줬는지 여부를 수사해 혐의 사실이 드러나면 전원 사법처리할 방침이다.

안양=엄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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