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화성 한달새 여성 4명 실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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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기도 수원·화성 지역에서 노래방 도우미 등 여성 네 명이 잇따라 실종됐다. 9일 오후 경기도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경찰이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8월 경기도 수원에서 실종된 20대 미용사가 화성시에서 변사체로 발견된 데 이어 최근 한 달 사이 또다시 수원과 화성에서 여성 네 명이 잇따라 실종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7일 오후 5시쯤 수원시 권선구에 사는 20대 여대생이 성당 성가대 연습을 하기 위해 집을 나간 뒤 소식이 끊겼다. 여대생의 부모는 경찰에서 "딸과 3일째 휴대전화 등 연락이 일절 안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종된 여대생은 키 1m60㎝에 긴 생머리로 평소 착실한 신앙생활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3일 오후 5시30분쯤엔 화성시 신남동 M기업 경리계장인 박모(52.여.군포시)씨가 퇴근길에 실종됐다. 경찰의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박씨의 휴대전화는 회사에서 10여㎞ 떨어진 화성시 비봉면 양노리에서 전원이 꺼진 것으로 확인됐다.

박씨는 평소 회사에서 마을버스를 이용해 5분 거리의 남양동 시외버스터미널로 이동해 좌석버스로 갈아타고 집으로 퇴근해 왔으며 휴대전화가 꺼진 곳은 퇴근길 중간 지점이다.

지난해 12월 24일 새벽에는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박모(37.여.수원시 권선구 평동)씨가 남자 친구와 제부도에 갈 예정이라는 음성 메시지를 가족에게 보낸 뒤 연락이 끊겼다. 박씨의 가족들은 "휴대전화 위치 추적 결과 최종 위치는 24일 오전 4시30분 서해안고속도로 비봉인터체인지 인근이었고, 이후 휴대전화는 계속 꺼져 있었다"고 주장했다. 경찰은 "박씨의 최종 위치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같은 달 14일 오전 3시55분쯤 배모(45.여.안양시)씨가 비봉면 자안리에서 동료와 휴대전화 통화를 한 뒤 연락이 두절됐다.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던 배씨는 이날 오전 2시쯤 군포시 금정역 인근 '먹자골목'에 있는 노래방에서 나왔다.

◆경찰 수사=경찰은 수원 남부와 군포서에 전담 수사팀을 구성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실종자들의 연락이 마지막으로 끊긴 지점을 중심으로 목격자 탐문 수사에 들어가는 한편 실종자들의 휴대전화 통화 내역을 정밀 분석 중이다.

경찰은 실종된 여성들의 수배 전단을 만들어 배포하는 한편 기동대 3개 중대(300여 명)를 동원해 화성시 비봉면 일대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다. 경찰은 실종자 가족들에게 협박 전화가 걸려오지 않았고 행방불명된 뒤 신용카드가 사용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지만 납치 등 여러 가지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수사하고 있다.

서상귀 군포서 형사과장은 "실종사건이 발생한 지역은 연쇄 살인사건과 여대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화성시 태안읍과 정남면 등과는 10~20㎞ 떨어져 있고, 아직 피살 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이들 사건과의 연관성은 희박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수원=정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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