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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한 「대어」낚기 안간힘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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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개혁입법과 강경대군 치사정국으로 고뇌하는 여야정치인들의 모습 뒤엔 사실 그에 못지 않은 고민을 지난 수개월간 해왔다.
오는 6월중 치러질 시·도 광역의회선거의 비상전선이 가로놓여 있었기 때문이다.
지역구의원들은 의원들대로, 중앙당 당직자들은 그들대로 광역의회 후보를 추천하고 공천해야 하는 지난한 숙제를 떠 안아왔다.
여야의 중앙당은 지역 의원들에게 ▲당선가능성 ▲참신성 ▲전문적 능력 등에 따라 가능한 한 영입후보를 공천하라고 압력을 넣고『성격이 좋지 않은 의원들은 차기 공천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는 엄포를 놓고있다.
지구당위원장은 평균 3∼4곳의 광역의회선거구중 2∼3곳은 지구당 당직자중에서, 1∼2곳은 영입인사 중에서 후보를 추천하는 경향이다.
여야는 이에 따라 새 인물발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고 특히 민자당의 경우 국회의원급 이상의 중량급을 시·도 의장 감으로 교섭중인데 본인의 확답을 듣지 못한 경우가 많다.
민자당의 이종찬 의원(종로)이 서울시의장 감으로 자신 있게 공천한 사람은 김찬회씨(65). 김씨는 서울시 부의장과 인천시장·산림청장의「쟁쟁한」경력을 갖춘 인물인데 이 위원은 『서울시의장은 정치1번지인 종로에서 나와야 한다』며 적극 밀고있다.
민자당은 체신부장관, 민자당 원내총무(11, 12대의원)를 지낸 이대순씨(전남 고흥 출신)를 서울의 호남 표를 고려해 서울시 의장감으로 의사타진을 계속하고있으나 본인은 고사하고있다.
또 소비자보호단체협의회장·여성단체협의회장을 지낸 김천주씨(58)와 초대 강남구청장을 지낸 국응호씨도 거론되고있다.
대중소설가로 한참 이름을 날리고있는 이철호씨(53)는 서초을(위원장 김덕룡의원)공천 내 정자. 한국문학상·노산문학상을 수상한 이씨는 최근『잃어버린 자유계약』으로 교보문고 베스트셀러 4위를 마크하고있다.
나웅배 의원은 지역구인 영등포 을에서 현재 서울시 상수도 사업본부장 직을 맡고있는 김인동씨를 추천했다. 김씨가 시의회에 진출할 경우 누구보다 서울시에 대한 의정활동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민자당의 아성인 대구·경북지역에선 최근 대구 상공회의소회장을 퇴임한 박성형씨(신화섬유회장)와 김용기 대구 경영자협의회장, 김수학 새마을운동 중앙협의회장(65) 등이 의장 후보로 거명 되는 인물.
특히, 김수학 회장은 대구시장·경북지사를 거친 행정경험에다 국세청장·토지개발사장 등의 굵직굵직한 자리를 지내 단연 돋보인다는 평.
박배근 전 대구시장은 시의회보다는 내년 초에 있을 민선 대구시장선거에 출마할 채비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의 안동시에서 김격현 전 경북부지사(59) 와 금복주 회장인 김홍식씨(64)가 출진 채 비중.
민자당내 계파갈등이 가장 심한 지역인 부산·경남은 인물추천에서 민주계가 민정계에 크게 밀리고 있는 분위기.
전직장관을 지낸 모씨는『14대 총선에 출마하겠다』고 밝히고 있으나 지역구 배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어서 여권에서는 부산시 의장을 겨냥, 광역의회에 진출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의사타진 중.
13대 총선 당시 민정당 지구당위원장으로 출마했던 우병택씨(남도개발대표)가 중구에서, 안병해씨는 영도에서 각각 몸을 낮춰 출마를 검토 중.
이봉학 전 대전시장(53)이 대전시 의장을 겨냥, 출마 준비중이며, 중구에서도 김보성 전 시장(62)이 출마를 권유받고 있다.
야당은 인물난을 극심하게 겪고 있다. 신민·민주 양당은 서울시 1백32개 선거구에 전원 후보를 내고 전국 8백66곳 중 5백∼6백명의 후보를 공천할 방침이나 새 인물의 발굴이 여의치 않아 고심하고있다.
신민당은 재야입당세력인 신 민주연합의 수혈과 김대중 총재 측의「직접접촉」으로 변호사·의사·교수·회계사 같은 전문직업인들의 영임이 예상외의 성과를 올렸다고 자평하고 있기는 하다.
가장 큰 대어로 꼽히는 공천자는 신용협동조합회장을 두 차례하고 현재 신협 명예회장·아시아 신협 회장·세계 신협 집행이사로 있는 공인회계사 이상호씨(60).
이씨는 13대 때 민정당의 출마요청을 거절한데다 국회의원의 욕심이 없고 무엇보다 전국1천4백 개 조합에 2백만 조합원조직을 자랑하는 신협의 대부라는 점이 높이 평가돼 김 총재로부터『서울시의장 감』으로 지목됐다. 중랑갑 지역에서 출마예정.
교수 출신으로는 김형근 세종대교수(39)가 성동을 지역에, 금호산전 경기대교수가 강남을, 박청산 건국대 의대교수가 성동에서, 김호현 대신대 교수가 공천 내정됐다.
이밖에 조현국 경북실업전문대교수(대구), 고재직 한신대교수(서울 도봉)등이 내정됐다. 이광자 전남대교수(전 행정대학원장)는 광주지역의 몇 안 되는 전문직종인 후보로 광주시의장후보로 거명중.
또 명노근 교수(전남대)부인인 안성례 광주·전남민가협회장은 재야대표로 무소속 출마 예정인데 신민당이 안씨의 출마지역에 무 공천키로 방침을 세워 특별 배려.
민변소속인 젊은 변호사 김동기씨(32)가 관악 을로, 문석진 공인회계사(36)가 서대문으로, 80년 서울의 봄 때 서울대학생운동권을 이끌었던『거꾸로 쏜 한국사』의 저자 유시민씨(33) 도 관악 을로 각각 공천 받기로 확정된 상태
신민당 최고위원인 최성묵(부산) 강창덕(대구) 김말용(서울)씨 등은 재야의 거물답게 당에서는 국회의원으로 나서라고 만류하고 있으나「살신성인」의 자세로 직접 광역후보로 뛰겠다고 뜻을 밝히고 있어 실현여부가 주목된다.
이밖에 부산의대 김동수 교수, 뮤지컬『에비타』의 프리마돈나 이경애씨(과천), 우루과이라운드협상 반대를 위해 스위스 제네바로 원정, 활복 기도한 전국농어민후계자협의회 전회장인 이경해씨(전북) 등이 있고 박 최고위원의 부인 김문재씨가 밀양에서 나서기로 했다.
민주당은 변호사·약사협회를 이기택 총재가 직접 찾아가 후보 협조요청을 하고 신문광고로 후보자 공개모집을 하는 등 애쓰고 있으나 크게 미횹한 편.
프로야구선수 최동원씨가 부산 서에서의 출마를 확정해 관심을 끌고 있으며, 서울 망원동수재 재판으로 국가에 승소판결을 받은 주역 한정자씨36·주부)의 승산도 상당할 것으로 평가된다. 이밖에 조소현(35·서초) 심규철(35·서초) 최경원(38·성동) 문상호(37·송파) 손기선(39·인천서) 변호사 등이 발굴됐고, 독립투사 김좌진 장군의 손녀며 김두한 전 의원의 딸인 탤런트 김을동씨(46)도 동대문에서 출마한다.
민주연합 측에서 추천한 연세대학생 회장출신 정태근씨(28)와 경실련간부인 박미원씨(35·여)도 여성후보로 성북에서 나실 예정.
민중당은 소수 정예로 전국에서1백 여명을 출마시켜30명 선을 따내겠다는 목표.
전교조해직교사인 양달섭·정은교씨를 교육문제로 불만이 많은 광명지역에 내보내고 서울에선「민해경 디너쇼」를 성공시킨 우영희 여성위원장(43)을 은평으로, 효성여대 국문학과교수 이윤석씨(41·여) 를 대구수성에 내보내기로 했다.
정치에 오염되지 않은 시민의 손으로 지방자치를 이뤄보겠다고 나선「시민연대회의」는 서울에서만 60명 후보내기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막상 출마자 빈곤에 허덕이고 있다.
결국 사회원로급이자「연대회의」공동대표들인 YMCA 강문규 사무총장(은평), 전KBS사장 서영훈 흥사단공의회장, 공해추방운동연합 권숙표 고문(전 연대의대 교수) , 한국여성단체연합 이효재 회장 등이 직접 출마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나 서씨 출마는 아직 유동적이다. 서울대 이각범 교수(영등포)와 인하대 이영희 교수의 출마가 확실시된다.<전형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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