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첼 후위강타냐 김연경 시차강타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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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9면

올 시즌 여자배구는 김연경(19.흥국생명.사진(右))과 미국 출신 레이첼(23.도로공사.(左))의 자존심 대결이 새로운 볼거리로 떠올랐다.

지난 시즌 여자부는 '김연경 천하'였다. 김연경은 신인이면서도 득점과 공격종합 등 7개 부문을 휩쓸었다. 하지만 올 시즌에는 레이첼이 강력한 도전장을 내밀었다. 8일 현재 6경기를 치른 레이첼은 159점(평균 26.5점)으로 5경기 128점의 김연경(평균 25.6점)을 제치고 득점 1위를 달리고 있다. 레이첼은 득점과 후위 공격에서 선두고, 김연경은 공격성공률과 오픈공격, 시간차공격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김명수 도로공사 감독은 "레이첼은 파워에서 다른 선수를 능가하고 있고 무엇보다 욕심이 많은 선수"라며 "자신이 실수하면 얼굴을 붉히고 소리를 지르면서 더욱 파이팅한다"고 칭찬했다.

라이트 공격수인 레이첼은 팀 전체 득점의 40%를 혼자 해내고 있다. 한송이를 비롯한 레프트 공격진이 총체적 컨디션 난조에 시달리고 있어 레이첼에 대한 의존이 더 커졌다.

반면 흥국생명에서 김연경 의존도는 줄었다. 일단 무릎 부상이 김연경의 위력을 감소시켰다. 구단 관계자는 "의사가 '일단 칼을 대면 공격 능력이 80% 수준으로 떨어진다'고 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라이트 황연주(101득점)와 외국인 윌킨스(91득점)가 공격을 분담하고 있다. 관절에 부담이 많이 가는 오픈 공격은 윌킨스가 주로 맡고, 김연경은 약속된 세트플레이에 많이 나서고 있다. 하지만 44.16%의 월등한 공격성공률(레이첼은 33.14%)은 김연경의 여전한 위력을 말해 준다.

레프트인 김연경은 레이첼과 네트를 사이에 두고 계속 대결을 펼치게 된다. 흥국생명이 3-2로 이겼던 1차전에서는 33점(레이첼)과 31점(김연경)으로 우열을 가리지 못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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