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글라데시 이재민 천만명 육박/굶주림과 질병에 시달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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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사망자도 30만에 이를듯/EC,미등 각국서 구호금품 지원
【다카=외신 종합】 지난달 29일 방글라데시를 휩쓴 태풍으로 발생한 이재민수가 1천만명에 이르고 있으며 사망자수는 3일 현재 공식집계로 9만9천2백여명을 넘어섰다고 방글라데시 구호관리들이 이날밝혔다.
방글라데시 적신월사(적십자사)관리들은 확인된 사망자수가 하루전인 2일보다 두배이상 늘어나 거의 1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밝히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기아와 수인성질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급증,최고 30만명정도까지 사망자수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부 및 민간차원의 구호기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아온 방글라데시 개발협력국의 하우자 샴술 후다 국장은 이번 태풍으로 모두 14억2천만달러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고 밝히고 『그러나 3일 현재 각국이 약속한 비상구호금은 1천9백만달러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방글라데시 관리들은 피해가 가장 심한 동부 항구도시 치타공 주변 지역에서 5만5천명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미얀마 국경 부근의 콕스 바자르 지역에서 2만9천명이 숨졌다고 말했다.
이날 방글라데시 전역의 각 사원에서는 특별기도회가 열렸으며 베굼 할레다 지아 총리는 4일을 국민애도의 날로 정했다.
현재 일부 피해지역은 아직도 물이 빠져 나가지 않은 상태로 관리들은 헬리콥터 부족으로 이재민들에게 구호품을 공급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2일밤 텐트와 담요를 실은 사우디아라비아 수송기 2대가 도착하는등 각국의 구호작업이 본격화되고 있다.
유럽공동체(EC)는 2일 8백만 ECU(유럽화폐단위·미화 9백60만달러)상당의 밀과 야채 등을 방글라데시 정부로부터 구입,이재민들에 나누어 주기로 했으며 2백만 ECU 상당의 의약품·텐트·담요 등을 적십자등 구호기관을 통해 지원하기로 했다.
이에 앞서 미국은 방글라데시에 2천만달러 상당의 의약품과 구호품을 제공할 것을 약속했으며 방글라데시 국영 라디오 방송도 3일 인도와 파키스탄이 각각 헬기 3대씩을 파견한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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