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흥주는 친구 조카 … 15년 친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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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에 대해 이 위원장은 7일 "당시 부실 신용금고는 넘쳐나는데 사겠다는 사람이 없었다"며 "부실금고를 사 주면 공적자금을 아낄 수 있는 상황인데 누가 찾아온들 마다하겠느냐"고 말했다.

다음은 이 전 위원장과 일문일답.

-김흥주씨와 어떻게 아는 사이인가.

"대학 친구의 소개로 김씨를 알게 된 지 15년 정도 됐다. 친구의 조카였는데 그 이후 몇 차례 만났다. 일부 언론 보도처럼 '이모부'라고 불릴 관계는 아니다. 똑똑하고 부지런해 보였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일은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금감위원장이 저축은행을 개인적 인연이 있는 사람에게 소개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지 않나.

"당시 상황으로 보면 오히려 나에게 고마운 일이었다. 지금은 저축은행이 110개로 구조조정됐지만 당시는 250개나 됐고, 부실한 곳이 한두 개가 아니었다. 그런 시점에 어느 날 김씨가 내 방에 찾아와 '그레이스백화점을 팔고 자금여력이 있는데 부실금고를 하나 사고 싶다'고 하기에 담당 국장(김중회 부원장)을 만나 보라고 했다. 당시에도 김씨가 '이런 부탁 하면 누를 끼치는 것 아니냐'고 하기에 '그건 고마운 일이다. 찾아볼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했다."

-김 부원장이 김씨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체포됐는데.

"이해하기 어렵다. 부실금고를 소개해 줬다고 돈을 받는다는 것은 당시 분위기로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김흥주씨를 이후에 또 만났나.

"김중회 국장을 만난 뒤론 연락이 없었다. 김씨가 대출 사기 문제로 미국으로 도피했다는 얘기도 나중에 다른 사람에게서 들었다."

-이 건으로 검찰 조사를 받았나.

"한 번도 연락을 받은 적이 없다. 내가 불려갈 이유가 없을 것이다."

이 위원장은 2000년 8월부터 2003년 3월까지 제3대 금융감독위원장 겸 금융감독원장을 지냈고 현재 법무법인 세종의 고문으로 있다.

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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