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전선 구축 위해" … 남쪽 출신도 지도층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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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지도층 인사 중에는 남쪽 출신의 인물도 있다. 1994년 김일성 장의위원회 명단(39위)에 올랐던 유미영(여) 천도교 청우당 위원장은 86년 월북한 최덕신 전 외무장관(육군 중장 출신.89년 사망)의 부인이다. 지난해 4월 '인민군 창건 74주년 기념 중앙보고대회'의 주석단 명단(12명)에도 들어갔다. 유씨는 조선천도교회 중앙지도위원장과 노동당의 우당(友黨)을 표방하는 천도교청우당 지도부를 맡고 있다.

남북대화 테이블에 자주 나오는 이종혁 아태평화위 부위원장은 월북 작가 이기영의 아들이다. 여원구 최고인민회의 부의장은 몽양 여운형의 셋째딸이다. 그의 언니 여연구(차녀) 전 조국전선 의장은 96년 사망했다. 두 자매에게는 김일성 전 주석이 각별히 신경 썼다고 한다.

제24대 천도교 교령을 지낸 오익제는 한국에서 새정치국민회의 창당 발기인(95년)이었으나 97년 월북해 조평통 부위원장으로 변신했다. 박명철 전 체육상은 역도산의 사위다. 94년 공식 서열 159위였으며 그의 딸 박혜정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때 역도 선수로 출전했다.

정창현 현대사연구소장은 "48년 북한에 첫 내각이 구성될 때 형식상 남북 인사 간에 1대 1의 비율로 안배했다"며 "통일전선 구축 차원에서 남한 출신 인사와 그 자녀에게 일정 정도의 대우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특별취재팀=이양수 팀장, 채병건.정용수.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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