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다…좋아…" 화합의 첫 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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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지바=유상철 특파원】그것은 차라리 일본영토에 휘몰아친 거대한 코리아의 해일이었다.
코리아 팀이 24일 제41회 세계 탁구 선수권대회 여자부 예선 첫 경기에서 프랑스를 3-0으로 손쉽게 꺾고 서전을 승리로 장식하는 순간, 스탠드는 온통『코리아』를 연 호하는 뜨거운 함성으로 떠나갈 듯 했다.
거류민단·조총련 가리지 않고 한마음을 이룬 재일 동포들은『코리아 이겨라』『이분희 잘한다』『현정화 힘내라』를 쉴새없이 외쳐 댔고 한점 한점 이길 때마다『좋다 좋아』라며 흥에 겨워하기도 했다.
한복차림 응원단강의 리드에 따라 한마음 된 교포응원단이 토해 내는 코리아 물결은 절정을 치닫고 이런 무드 속에 경기는 코리아의 일방적인 리드 끝에 싱거운 승부로 마무리됐다.
한 달도 채 안 되는 짧은 기간에 과연 얼마만큼이나 호흡을 맞췄을까 가슴 죄던 김형진 단장을 비롯, 김창제 총감독, 윤상문 감독, 조남풍·이유성 코치 등 임원들은 당초 우려를 말끔히 털어 내 듯 잘 싸워 준 코리아선수들을 감싸안으며 가벼운 흥분으로 몸을 떨었다.
이날 여자 단체전에서 첫 단식에 나선 이분희는 중국계 프랑스 선수인 세계 랭킹 18위의 강호 왕샤오밍(왕효명)을 맞아 첫 세트 초반 한때 5-1로 뒤치며 불안한 출발을 보였으나 이내 과감한 왼손드라이브를 왕샤오밍의 몸 쪽으로 퍼부어 6-5로 역전시킨 뒤 줄곧 리드를 지킨 끝에 21-15로 따내고 2세트마저 21-18로 끊어 2-0 완승을 거뒀다.
두 번째 단식의 현정화도 힘이 좋은 프랑스의 쿠바를 맞아 특유의 송곳 같은 스매싱으로 공략, 21-16, 21-11로 승리했다.
복식경기에선 이분희-현정화 조가 친자매 같은 조화를 이루며 역시 2-0으로 승리, 코리아 팀에 단체전 첫 승리의 기쁨을 안겼다.
한편 남자 단체전에서도 코리아는 복식 조가 난조를 보였으나 대만을 3-1로 제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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