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경채소 속성 재배기 개발|옥산 리빙 라이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환경 오염이 갈수록 심해지면서 소위 무공해 식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그러나 요즘은「무공해」란 상표를 붙이고 나오는 식품에 대해서조차 못미더워 하는 분위기다.
옥산 리빙 라이프(대표 이병남·48)는 이같은 수요에 맞춰 수경채소 재배기를 만들어 파는 중소기업이다.
물통 밑에 설치된 자석식 물 펌프가 관을 통해 위로 밀어 올린 물을 스프링클러가 돌면서 물을 뿌려 주면 콩나물이 저절로 자란다.
전기로 작동되는 수경채소 재배기는 한달 전기료가 94원에 불과할 뿐더러 24시간 작동되므로 속성재배가 가능하다.
먹기 좋을 정도인 7m의 콩나물을 기르는데 보통 가정에서는 열흘 정도가 걸리나 수경재배기를 이용하면 3∼4일이면 족하다.
한번에 햇콩(묵은 콩은 발아가 안됨)2백50g(맥주 컵 분량) 을 넣으면 4인 가족이 10∼12끼니를 먹을 수 있다.
콩나물이 발아하면서 내는 분비물 때문에 물통의 물은 하루 한번정도 갈아주는 것이 좋다.
콩나물 외에도 숙주나물이나 무순도 길러 먹을 수 있다.
이사장은 이 재배기를 13개월의 고심 끝에 88년6월 개발, 현재 국내는 물론 미국·일본에도 특허를 내놓고 있다. 시골 외가에 갔다가 반찬도 없고 일손도 부족해 콩나물조차 제대로 길러 먹지 못하는 것을 보고 당시 시중에 나와 있던 재배기를 하나 사주었다.
산소 기 포기를 이용한 이 제품은 그러나 고장이 자주 나는 결함이 있었다. 이것을 뜯어 연구한 끝에 지금의 자석식 펌프를 개발하게 됐다.
이후 회사를 설립, 친구에게 경영을 맡겼으나 실적이 좋지 않아 지난 3월부터 자신이 직접 꾸려 나가고 있다.
신세계 백화점을 통해 현재 3만8천 원에 판매되고 있는데 곧 대리점을 모집, 본격적인 판로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1만2천대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20만대를 겨냥하고 있다.
옥산 리빙 라이프의 종업원은 서울 합정동 사무실과 독산동 조립 공장을 합쳐 20여명.
서울대 조선 공학과를 나와 현대와 대우 조선소에서 20년간 근무한 이사장은 자신의 수경채소 재배기가 많이 보급되면 콩의 소비도 늘어나 농가소득증대에도 일조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상복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