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삼바춤 배구의 공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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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프로배구 지난 시즌 남자부 챔피언 현대캐피탈에 '브라질리안(Brazilian) 비상'이 걸렸다.

현대캐피탈은 지난해 12월 24일 삼성화재와의 V-리그 2006~2007시즌 공식 개막전에서 브라질 출신 레안드로(사진(左))에게 한 경기 최다득점 신기록(49점)을 허용하며 2-3으로 졌다. 당시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지난 시즌도 개막전에선 졌었다"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었다. 그런데 31일, 2005년 2월 프로배구 출범 이후 한 번도 지지 않았던(11전 전승) 대한항공에도 2-3으로 졌다. 대한항공의 브라질 출신 보비(사진(右))에게 41점을 허용했다.

브라질 출신 두 외국인에게 차례로 꺾인 현대캐피탈은 2승2패로 삼성화재(4승), 대한항공(3승1패)에 이어 3위로 내려앉았다.

삼성화재와 대한항공은 현대캐피탈을 맞아 철저하게 외국인 선수에게 의존하는 경기를 펼쳤다. 24일 경기에서 레안드로의 팀 내 공격점유율은 61.26%, 31일 보비의 점유율은 61.67%였다.

라이트 공격수인 레안드로와 보비는 레프트인 현대캐피탈 숀 루니와 네트를 마주하고 철저하게 정면대결을 펼쳤다. 두 브라질 출신 선수의 키는 똑같이 2m8㎝로 루니(2m6㎝)와 맞먹는다.

지난해 MVP 루니를 한 차례씩 꺾은 브라질리안들의 기세도 현대캐피탈로서는 부담이다. 레안드로는 현대캐피탈전 후 "루니가 대단한 선수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자신있게 말했고, 보비 역시 31일 경기 후 "루니와는 포지션이 달라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라이트 중에서는 내가 최고"라며 기염을 토했다. 김호철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그 정도 높이의 선수를 상대한 경험이 없었다. 블로킹.수비 등에서 장신 선수에 대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며 반격을 예고했다.

이충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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