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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신년 공동 사설 "남조선 대선 계기 보수세력 매장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북한은 1일 "남조선의 각계각층 인민들은 반(反)보수 대연합을 실현해 올해의 대통령 선거를 계기로 매국적인 친미반동 보수세력을 결정적으로 매장해 버리기 위한 투쟁을 힘있게 벌여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 등 3개 기관지의 공동 사설을 통해서다. 북한은 공동사설에서 "지금 한나라당을 비롯한 반동보수세력은 외세를 등에 업고 매국 반역적인 기도와 재집권 야망을 실현해 보려고 발악적으로 책동하고 있다"며 "남조선 강점 미군을 철수시키기 위한 투쟁을 강력히 전개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올 연말에 있을 남한 대선에 적극 개입하겠다는 의사를 노골화한 것으로 남북 관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고려대 남성욱(북한학과) 교수는 "대북 포용정책이 뒤집힐 가능성을 걱정해 남한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 외에도 북한은 이날 공동사설을 통해 '군사 강국'과 '경제 강국 건설'을 강조했다. 핵실험에 성공한 2006년을 '강성대국 건설에서 전환적 국면이 열린 긍지 높은 한 해가 됐다'고 평가했다. 군사 강국에 대한 자화자찬보다 실제 방점이 놓인 부분은 '경제 강국 건설'을 위한 고민이다.

사설은 경제 강국 건설을 '현 시기 우리 혁명과 사회 발전의 절박한 요구'로 규정했다. 남 교수는 "핵실험으로 국방엔 한숨 놓았지만 이로 인해 제재와 압박이 가중돼 극심한 경제난이 닥칠 것임을 의식한 것"이라며 "지난해보다 경제를 더 강조한 점에서 선군(先軍)에 이은 선경(先經)정치를 하려는 것이란 분석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음은 분야별 사설 요지.

◆정치=핵 억제력을 가진 것은 불패의 국력을 갈망해온 우리 인민의 세기적 숙망을 실현한 민족사적 경사다. 새해는 선군 조선의 새로운 번영의 연대가 펼쳐지는 위대한 변혁의 해다. 올해를 부강조국 건설 구상이 더욱 활짝 꽃펴나가는 해, 온 나라가 흥성거리는 해로 되게 해야 한다.

◆경제=인민 생활을 빨리 높이는 데 선차적인 힘을 넣으면서 경제 현대화를 위한 기술 개건을 다그치고 그 잠재력을 최대로 발양해야 한다. 농사를 천하지대본으로 틀어쥐고 인민들의 먹는 문제 해결에서 획기적 전진을 이룩해야 한다.

◆군사=선군은 조국과 인민의 생명이며 민족의 존엄이다. 주체의 선군 사상과 노선을 당과 혁명의 변함없는 지도적 지침으로 억세게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

안성규.이영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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