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기 축구 황제'우희용 유럽 텃세에 챔프 놓쳤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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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묘기 축구의 황제' 우희용(41)씨가 축구 묘기 초대 세계챔피언 등극에

우희용씨가 누워서 발로 볼을 다루는 묘기를 보여주고 있다.

아쉽게 실패했다.

2003년 이 부문 유럽선수권 우승자인 우씨는 지난해 12월 31일 새벽(한국시간)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펩시 스테이지에서 열린 제1회 축구 묘기(프리스타일) 세계선수권대회에서 2위를 차지했다. 우승은 잉글랜드 출신 존 판워스에게 돌아갔다.

예선을 거쳐 4명의 결선 진출자가 뽑힐 때까지만 해도 우씨의 우승을 의심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선수당 3분씩 공연을 펼친 예선에서 우씨는 독보적인 기량으로 결선에 올랐다. 1분간 4회 공연을 하는 방식으로 바뀐 결선에서도 우씨는 다른 선수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독특한 묘기를 선보였다. 하지만 난이도 높은 동작을 하다 몇 차례 실수를 한 게 감점 요인이 됐다. 반면 판워스는 독창적이지는 않지만 빠르고 힘찬 동작으로 점수를 쌓았다.

4명의 심사위원은 두 선수의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고 판단, 관중의 호응도로 우승을 결정하겠다고 발표했다. 대부분 유럽인인 관중은 판워스의 손을 들어줬다.

우씨는 "상당히 아쉽다. 하지만 젊은 선수가 많이 등장해 전 세계 젊은이 사이에 프리스타일이 확산되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글.사진=암스테르담 홍은아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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