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세금리 계속 상승세/단자사간 1주일물 최고 19.5%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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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4월의 자금성수기를 앞두고 시중 실세금리가 크게 오르고 있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최근 통화당국의 지준강화와 함께 은행의 대출창구가 조여지고 있으나 기업의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단자사간 콜금리(1일물)는 25일 현재 연 17.5∼18.0%로 지난 23일보다 0.5%포인트 올랐다.
콜금리는 특히 1일물보다 앞으로 당분간 자금사정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장기물이 큰폭으로 뛰었는데 단자사간 1주일물은 25일 최고 19.5%까지 치솟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한편 회사채 유통수익률(3년만기)은 25일 현재 18.7%로 지난 22일 이후 강보합세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는 지난달말(18.03%)은 물론 자금사정이 어려웠던 작년말수준(18.56%)을 넘어서는 것이다.
지난 22일 은행의 지준마감이 끝났는데도 이처럼 금리가 치솟고 있는 것은 지난 22일 현재 3월의 총통화증가율이 19.5%로 통화당국의 억제선(17∼19%)을 넘어서 강력한 통화긴축이 예상되는데 비해 기업의 자금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명목상 금리자유” 현실화 단계/자금시장 상반기중 격동 예상(해설)
해마다 4월이면 나타나는 「돈가뭄」현상이 올해도 예외없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올해는 미국정부가 우리나라의 금리 자유화일정 제시를 요구하는데다 우리 스스로도 지난 88년말 금리자유화조치 이후 명목상으로만 자유화돼있는 금리를 풀어가야할 입장이다.
돈에 대한 수요가 공급보다 항상 많았던 우리의 경험에 비추어볼때 금리자유화는 곧 금리상승을 뜻하는 것이어서 자금시장은 올 상반기중 한차례 격동을 겪을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자금성수기인 4월이 지나면 5,6월중 대출금리와 단기 2년이상의 수신금리 등을 자유화할 계획이다.
문제는 금리자유화와 더불어 나타날 기업의 금리부담 증가다.
어차피 금리가 실질적으로 자유화돼있지 못한 현재도 각 금융기관들이 대출금의 일부를 예금으로 다시 묶는 이른바 「꺾기」가 성행,기업의 조달금리는 연 20%선에 이르고 있다.
또 꺾기의 비율도 최고 50%에 달하고 있다. 1억원을 대출받으면 5천만원이 다시 예금으로 묶이는 셈이다.
따라서 현재처럼 명목금리와 실질금리를 다르게 두고 자금시장을 왜곡시키는 것보다는 각 금융권간의 금리격차를 허물어뜨리는 등 실질적인 금리자유화를 통해 금리를 현실화시키는 것이 바람직할 수 있다.
그러나 금리의 현실화는 작년 하반기 이후의 고금리추세를 정착시켜 기업의 금리부담증가에 따른 대외적 경쟁력약화를 가져올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국내기업들은 최근 수년동안 기술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인건비부담이 커져 경쟁력이 약해졌는데 여기에다 금융비용까지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길진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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