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구 단일팀 총감독 김창제씨|"남-북에 한마음 심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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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분단 46년만에 첫 구성된 탁구 남북단일팀이 25일 일본 나가노에서의 합류를 시작으로 역사적인 43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남북교류사에 새장을 여는 물꼬로서 단일팀 「코리아」의 일거수일투족은 통일을 염원하는 온겨레의 눈과 귀를 집중시킬 것이 분명하다.
국제연맹을 설득, 단일팀엔트리를 2개 회원국수준으로 늘린 숨은 공로자인 코리아팀의 총감독 김창제(53) 탁구협회전무이사는 남측선수단의 출국 뒷바라지등 일본에서의 합동훈련과 출전준비에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총감독은 북측이 맡는 단장에 대응되는 남측최고위직책으로 단장유고시 그 직무를 대행하고 양측 남녀감독등 코칭스태프를 지휘·통솔하는등 「코리아」팀을 이끌고가는 화차와 같은 중책이다.
출사표를 내신다면.
▲「대한민국」도 「조선인민민주주의공화국」도 아닌 통일팀 「코리아」의 첫대표선수단이란 영광과 자부심으로 기필코 세계탁구선수권대회 출전사상 최고의 성적을 올려 7천만겨레가 모두 한마음이 되어 긍지와 기쁨을 나누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단일 팀의 예상성적을 낙관하는 견해가 많은데 왜 그럴까요.
▲세계무대는 워낙 넓어 섣부른 예측을 불허합니다. 그러나 북측이 유남규 현정화의 혼합복식조를 그대로 유지할것을 먼저 제안하는 등 선수단구성에서 남북이 허심탄회하게 명분과 실리를 모두 갖춰 개인전 복식과 단체전에서 최소한 금3개를 획득, 종합우승까지 노려볼만 합니다.
선수들 모두가 첫 탄생한 단일 팀의 구성이란 자부심으로 비장한 각오를 다져왔고 특히 종래 피를 말리는 고통과 부담을 주던 「남북대결」구조자체가 없어진 것이 선수들에게 엄청난 전력상 플러스요인으로 작용, 선전이 기대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선 선수 전형등 기량의 외형적 결합은 나무랄데 없지만 다소 생소해진 언어와 관행의 차이등 문화적 괴리감으로 선수들이 제 기량을 다 발휘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의 시선도 있습니다.
▲남북간 이질감의 해소는 「코리아」팀이 외국팀들과 맞닥뜨리기 전에 해결해야할 가장 큰문제로 단일 팀의 성패가 여기에 달려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기술·움직임·마음의 조화가 이뤄져야 하는 복식에서 특히 마음의 융합은 절대적인 요소지요.
따라서 한달 미만의 짧은 합동훈련동안 생활습관이나 가치관의 차이등 일상의 벽을 허물어 진정한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복식조끼리 한방을 쓰도록 북측에 제의할 생각입니다.
문화적 충격은 선수들뿐 아니라 감독 등 임원진에서도 마찬가지일텐데요.
▲관행의 차이로 인한 조그마한 삐걱거림도 단일팀의 전력에 커다란 마이너스 요소가 될 것입니다.
때문에 우리측은 북한의 관행을 최대한 존중, 한 예로 「김일성주석」은 「북측의 제일 웃어른」, 또는 북측호칭 그대로 「김일성주석」 등으로 부르기로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재일민단과 조총련이 공동응원을 펴기로 했다지요.
▲일본은 70만명 가까운 재일동포가 살고 있는 특수한 곳입니다.
이들에게 남북이 둘이 아닌 하나임을 인식시켜 통일된 조국의 이미지를 느끼게끔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유상철기자>
▲38년 충남공주출생▲공주봉황중→공주농고→국학대학→전매청선수▲신광여고코치(62년) →한일은행코치(68년)→73년 사라예보세계선수권대회 남자대표팀코치→리비아국가대표감독(76∼81년)→국가대표팀총감독(83년)→탁구협회전무이사(87년∼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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