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한 송이를 식탁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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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온종일 콘크리트 빌딩 숲에 갇혀 생활하는 현대인들은 삭막한 정서를 갖게 되기 쉽다. 집안 한 귀퉁이에 꽃이 있는 풍경을 연출해 보면 가족들에게 생기를 더해 줌은 물론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해 줄 것이다.
대한 주부클럽 연합회가 건전한 가정 분위기를 조성키 위한 연중 캠페인의 하나로「꽃 한 송이 식탁에 꽂기 운동」(20일·서울 신세계 및 새로나 백화점 앞)을 개최한 것은 이런 취지에서다.
부산·대구·인천 등 30개 지방으로 확대될 예정인 이번 행사에서 대한 주부클럽 연합회 회원 1백 명과 화훼농민 60여명은 가두에서 시민들에게 전단과 함께 카네이션·튤립 등 꽃2만 송이를 무료로 나눠주었다.
『주부들이 꽂아 주는 꽃 한 송이가 날로 흉포화 해 가는 우리사회의 도덕성을 회복시키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이 행사를 기획한 김령주 총무는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는 화훼 농민 생계보호의 측면과 맞물려 그 의미를 한층 더하고 있다.
국내 꽃 소비의 60∼70%가 경조사에 쓰는 화환용인데 금년2월 보사부가 경 조화 환 규제 조치를 내려 이들 화훼농가는 큰 손해를 보았다.
천홍범 농수산물 유통공사 과장은『UR협상을 앞두고 많은 농가들이 수출 전망이 밝다는 화훼농가로 전환한 터여서 피해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일본만 해도 전체 꽃의 10%만이 행사용으로 쓰여지고 나머지는 국민들의 일상생활용으로 소비됩니다. 농민들 손에서 싼값에 구입된 꽃이 허영심과 겉치레를 위한 값비싼 화환으로 둔갑되는 풍토는 마땅히 사라져야겠죠』라며 꽃의 건전한 소비문화가 정착된다면 과시용 꽃 소비가 줄어듦은 물론 농민보호도 함께 이뤄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대한 주부클럽 연합회가 89년 조사한 바에 따르면 경조사에 쓰이는 화환가격은 최저 6만∼7만원에서 최고 20만원을 넘는 경우도 있어 과소비를 조장해 온 측면이 있었다.
강남 꽃 도매 상가의 꽃 시세는 한단 기준으로 장미가 2천∼2천5백원, 튤립이 1천∼1천5백 원, 안개꽃이 2천∼2천백 원, 카네이션이 2천 원, 프리지어가 1천5백원선. <신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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