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추가 달린 부채
예컨대 상투를 튼 후에는 여러 개의 모자를 썼다. 상투 위에 일단 망건(網巾)을 둘러 머리카락이 흘러내지 않게 하고, 그 위에 탕건(宕巾.망건의 덮개)을 올린 다음 정자관(程子冠.평상시에 쓰는 관)이나 갓을 썼다. 망건 주변에 삐져나온 머리카락을 다시 집어넣는 데 대모(玳瑁.거북등껍질)로 만든 '살쩍밀이'를 사용하기도 했다.
휴대용 해시계 '앙부일영'
옛 선비들의 섬세한 미의식을 감상하는 '우리네 사람들의 멋과 풍류'가 23일부터 내년 2월 18일까지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주머니 속에 넣고 다녔던 작은 칼인 장도(粧刀), 지금의 주민등록증과 같은 호패(號牌) 등 남성 휴대용품이 고루 선보인다. 노리개.가락지.비녀 같은 여성용 장신구도 일부 포함됐다.
전시품은 직장인 신상정(56)씨가 40년 가까이 모아온 것이다. 신씨가 그가 평생 수집한 유물 2200여 점을 서울역사박물관에 기증했다. 이번 전시에선 그중 300여 점을 엄선했다. 동양의 별자리를 정육면체로 만든 천문도인 '방성도'(房星圖)도 빼놓을 수 없다. 신씨의 것을 포함해 국내에 두 점만 전해지는 귀중한 과학유산이다.
박정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