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쟁 발생하면 군 개입”/유고 군부 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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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베오그라드 AFP·로이터=연합】 유고슬라비아군부는 19일 최고 헌법기관인 연방간부회가 비상사태를 선포하자는 군부의 제의를 거부한 것을 비난하고 민족간 분쟁 또는 내란이 발생할 경우 군이 개입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유고군 최고사령부는 이날 발표한 공식성명에서 군부는 유고슬라비아 연방의 장래에 관한 정치적 토의에는 개입하지 않을 것이나 민족간 분쟁이나 내란이 발생할 경우 개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 성명은 또 『유고헌법에 규정된 정치적 합의없이 경계선을 변경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군부의 이같은 성명은 연방간부회가 정족수 미달로 기능이 정지된 상태에서 군부가 비상조치를 취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다른 한편으로 슬로베니아와 크로아티아 등 비공산계 분리주의 공화국이 연방으로 부터 이탈을 시도하거나 각 공화국·자치주간 긴장이 고조될 경우 군이 개입하겠다는 직접적인 위협으로 풀이되고 있다.
현재 세르비아와 크로아티아는 각각 경찰과 민병대에 동원령을 내리고 있는데,군부는 이들 양 공화국의 징집병력이 각 공화국 단위부대가 아니라 연방군에 복무해야 하며 각 공화국의 영토방위에 대한 책임은 공화국이 아니라 연방군이 져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앞서 유고 관영 탄유그통신은 연방간부회가 6개 공화국 및 2개 자치주 지도자들에게 현 사태를 타개하기 위해 21일 회담을 개최하도록 촉구했다고 보도했다.
한편 정치분석가들은 악화되고 있는 유고의 정치위기가 안테 마르코비치 연방총리가 추진하고 있는 경제개혁에 종지부를 찍게 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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