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상은 단순하게 포인트는 하나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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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연말 파티에 초대됐습니다. 어떻게 입고 갈 건가요?" 중앙일보 프리미엄이 톱 스타일리스트 3명에게 던진 짤막한 질문이다. 아니나 다를까. 하나같이 파티 패션의 교과서로 삼을만한 알짜배기 답안이 되돌아 왔다.


의상은 단순하게 포인트는 하나만
블랙 원피스 + 골드 벨트 + 클러치 백
한혜진

"머리에서 발끝까지 주렁주렁 달고 다니는 사람들을 보면 참 꼴불견이죠."
드라마·광고·잡지 섭외 1순위인 스타일리스트 한혜연. 그는 절제의 미덕을 강조한다. 심플한 원피스에 커다란 링 귀고리나 목걸이 하나, 또는 빈티지 벨트로 포인트를 주면 파티룩으로 충분하다는 것. 갖은 액세서리를 총동원, 치렁치렁 늘어뜨리면 오히려 촌스럽다고 조언한다.
파티의 목적과 장소, 함께 초대되는 사람들의 면면을 파악해 그에 걸맞은 차림이 최상이다.
요즘 초대장에는 드레스 코드를 미리 알려주는 경우가 많아 참고하면 된다. 격식을 차려야 하는 자리에 클럽에서 뛰어놀 듯한 옷을 입거나, 신나게 춤추는 파티에 단정한 옷차림은 모두 NG. 너무 정숙한 차림이 불편하다면 융통성을 발휘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얼마 전 대사관 주최 파티에 초대된 그는 심플한 원피스에 펑키한 장식이 가미된 조끼로 예의는 갖추면서 자신의 개성을 드러냈다. 별다른 준비 없이 파티가 코앞에 닥쳤다해도 안절부절못할 필요 없다. 그의 몇마디가 속시원하다.
"누구나 하나쯤은 가지고 있는 블랙 원피스에 골드 벨트를 매치하세요. 손에는 작은 클러치 백을 들고 있어야겠죠. 액세서리는 동대문에 가면 저렴한 것들을 구입할 수 있어요. 남과 다르고 싶다면 독특한 아이템을 소량판매하는 편집매장을 이용하세요."


소픔으로 개성 살려라
격식있는 재킷 + 셔츠 + 스카프
채한석

"작년엔 캐주얼한 파티가 많았다면 올해는 성장(盛裝)하고 나가야 하는 파티가 훨씬 많아졌어요. 남자들은 턱시도 재킷에 나비 넥타이를 매야 할 정도로 파티문화가 달라졌어요."
잡지·패션쇼의 스타일링뿐 아니라 파티 플래너로 청담동 일대의 굵직한 파티들을 기획한 채한석이 말한다. 평소 본인은 격식 차린 재킷에 청바지를 입고, 목에 스카프로 포인트를 주는 파티 룩을 좋아한다. 특히 스카프는 밋밋한 옷차림도 금세 멋지게 변신시키는 아이템이라고 강추. 여성들의 파티복은 다양한 개성이 드러나고 과감해지지만 남성들은 "나 지금 막 퇴근하고 왔어요" 수준에서 머뭇거린다고 꼬집는다. 그는 슈트 갈아입을 여유가 없다면 사소한 소품으로 변화를 주는 성의만큼은 보이라고 조언한다. "잘 빠진 셔츠 하나만 있어도 분위기가 확 삽니다. 약간 디테일이 첨가된 것이라면 더욱 좋겠죠. 재킷만 벗으면 금세 파티 열기에 동참할 수 있으니까요. 이때 팔찌나 목걸이 같은 작은 액세서리가 곁들여지면 한결 세련미가 돋보이지요."
파티에 관한 한 산전수전 다 겪은 그이지만 나비 넥타이를 매는 일은 여전히 익숙지 않다. 하지만 올 겨울파티땐 '바로 이게 파티 패션'임을 과시할 작정이다. 이를 위해 2년 전 구입한 구찌 슈트, 빈티지 마켓에서 건진 드레스 셔츠와 나비 넥타이를 슬며시 손질하고 있다.


하루쯤은 과감하게
하늘거리는 원피스 + 모피 볼레로 + 샌들
강은수

하퍼스 바자의 패션 에디터를 거쳐 이제 갓 스타일리스트로 이름을 올린 강은수.
이미 그는 톱 반열에 올라있다. '파티는 즐거운 일탈'이라는 게 그의 지론. 평소 해보지 못했던 것들을 파티를 빌미로 과감하게 시도해보라고 말한다. "과한 옷차림이나 메이크업도 용서받을 수 있는 때가 바로 파티에요. 단, 하루쯤 일탈을 결심했다면 당당한 태도가 필요하죠. 한껏 멋은 부려놓고 쭈뼛거리거나 남을 너무 의식하면 초라해 보이죠." 이에 덧붙여 그는 옷장 속에 숨어 있는 옷들의 재발견을 권유한다. 지난여름 입었던 하늘거리는 원피스에 모피 볼레로를 걸치고, 화려한 샌들과 클러치 백을 들면 완벽한 파티룩이 된다. '언젠가 입겠지' 또는 '너무 예뻐서' 사두었던 옷들을 과감하게 꺼내 입을 수 있는 기회도 역시 파티밖에 없다. 그는 평소 입는 블랙 원피스에 동대문에서 구입한 패티코트와 반짝이는 타이츠로 금세 파티룩을 완성했다.
"하루뿐인 파티를 위해서 큰 돈을 쓰는 건 어리석어요. 동대문에 가면 얼마든지 멋진 아이템들을 싼값에 구입할 수 있죠. 뭘 입을까 스트레스 받지 말고, 옷장을 뒤지세요. 액세서리 한두 가지만 추가하면 기막힌 변신을 할 수 있어요."

프리미엄 조세경 기자
장소 협찬=PLUS 스튜디오(516-2502)
사진=프리미엄 최명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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