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마다 몸 만들기 비지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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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91년도 프로축구개막이 40여일 앞으로 다가왔다.
올해 프로축구는 예년과는 달리 각종 호재가 산재, 팬들의 흥미를 끌고있는데 발맞추어 6개구단들도 올해를 프로축구중흥의 해」로 삼고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였던 차범근 (차범근· 38)씨가 현대의 사령탑을 맡아 지도자로서 국내에 첫선을 보이게된데다 최순호 (최순호) 김주성 (김주성) 등 월드컵대표선수들이 모두 소속팀으로 복귀, 올 시즌 전게임에 출전할 수 있게 됨으로써 관심이 배가되고있는 것이다.
이에따라 각구단들은 「올해 우승팀이야말로 명실상부한 패자다」는 각오로 동계훈련에 임하고있어 동계캠프장도 예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열기가 가득하다.
더구나 각팀의 감독들도 이름보다는 실력을 중시, 선수들을 기용하겠다는 확고한 방침을 세움으로써 주전자리를 놓고 5년이상의 중· 고참과 신예선수들의 불꽃튀는 경쟁도 동계훈련장의 열기를 더 해주고 있다.
또 각구단의 사령탑들은 올 시즌이 지난해보다 10게임이 늘어난 팀당 40게임씩을 치르게됨에 따라 체력이 최후의 승리의 관건이 된다는 점에서 착실한 동계훈련을 실시하고있다.
올 시즌에 대비한 동계훈련의 선두주자는 일화.

<일화, 중상위권 목표>
박종환 (박종환) 감독은 팀창단 3년째를 맞고있는 올해 팀을 중상위권에 올려놓지 못할경우 팀을 떠나겠다는 배수의 진을치고 그 어느해보다 일찍 동계훈련캠프장을 설치,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있다.
일화는 지난해 12월2일 춘천에 캠프를 차린후 1월말까지 삼척등에서 박 감독의 진두지휘로 집중적인 체력훈련을 가졌다.
오전10㎞· 오후6㎞의 로드워크와 스피드를 보강하기 위한 인터벌·산악훈련으로 대부분의 선수들은 체력에 관한한 거의 완벽할 정도가 되었다는 것이 박 감독의 설명.
체력훈련을 마친 일화는 지난3일부터 마산으로 캠프를 옮겨 동아대·성대·삼익악기등 대학 및 실업팀들과 연습경기를 갖는 한편 전술훈련에 들어갔는데 박 감독은 모든 포지선별로 2∼3명의 선수를 지정, 훈련을 실시함으로써 경쟁을 통한 경기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박 감독은 연습경기에서 팀의 기둥인 김용세 (김용세) 백종철 (백종철) 고정운 (고정운) 박종대 (박종대)등이 부진하자 신인인 조우석 (조우석· 대구대) 김왕주 (김왕주· 연세대)조일수 (조일수· 춘천고) 김용갑 (김용갑) 등을 과감히 교체 기용함으로써 누구나 주전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과 함께 고참선수들에게 자극을 주는 방법으로 팀분위기를 쇄신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현대사령탑을 맡은 차범근 감독은 12월15일 홈구장인 울산에 캠프를 차리고 자신이 서독생활에서 습득한 훈련스케줄을 그대로 적용, 체계적인 체력훈련을 마쳤다.
40여일간의 체력훈련기간동안 차 감독은 지구력을 위한 6㎞의 모래사장 달리기와 기구를 이용한 서키트 및 웨이트트레이닝으로 축구에 맞는 근육강화에 주력하는 한편 경기장절반을 이용하는 실전훈련으로 선수들이 실체적으로 90분동안 풀로 뛸 수 있는 체력을 길렀다.

<신인 이평재등 두각>
차 감독도 연습경기에 부상중인 변범주 (변병주)와 윤덕여 (윤덕여)를 제외한전선수를 고루 기용, 선수들의 기량을 파악하고 있는데 「베스트11」을 고를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의 기량이 뛰어나 크게 만족해하고 있다.
특히 차 감독에 의해 2군에서 발탁된 FW 한창우 (한창우)와 DF 박광현 (박광현), 신인 이평재 (이평재·동아대) 등이 두각을 나타내 선배들의 자리를 위협하고있다.
선수들의 재계약문제로 1월초부터 동계훈련캠프를 차린 포철·대우·유공등도 이같은 현상은 마찬가지.
이탈리아월드컵대회 관계로 2년만에 다시 지휘봉을 잡은 포철의 이회택 (이회택) 감독은 부상 및 재계약문제로 동계훈련에 불참한 박경훈 (박경훈) 김상호 (김상호) 윤성효 (윤성효)손형선 (손형선) 조긍연(조긍연) 등을 과감히 2군으로 돌리고 2년생 이원철 (이원철)과 신인 박태하 (박태하· 대구대) 등을 중용할 계획이다.

<정해원등 노장에 호통>
또 헝가리대표팀감독 출신으로 올해 대우의 사령탑을 맡은 비츠케이는 동계훈련중 몸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훈련을 쉬겠다는 노장 정해원 (정해원) 이태호 (이태호) 등에게 『팀을 떠나라』고 호통칠 정도로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면서 철저하게 기량위주로 출전선수를 결정하겠다고 천명.
이때문에 이대호·정해원·정용환 (정용환) 박노봉 (박노봉) 등 노장들은 전전긍긍하고 있으며 신예인 안성일 (안성일) 유수상 (유수상) 하석주 (하석주)를 비롯, 신인 안광호 (안광호· 연세대) 등은 호시탐탐 주전자리를 넘보고있다.
한편 태국킹스컵대회 출전관계로 지난3일부터 진주에서 뒤늦게 동계훈련에 돌입한 럭키금성은 일절 볼을 다루지 않고 오전· 오후로 나둬 체력훈련만 실시하고 있다.
오전에는 체육관에서 고재욱 (고재욱) 감독이 고안한 서키트훈련으로 1시간반정도 훈련을 실시하고 오후에는 연암공전 뒷산을 도는 4㎞ 크로스컨트리코스를 네바퀴돈후 1백m 허들을 10여차례 반복하는 인터벌훈련을 실시하고 있다.<임병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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