첨단자동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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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자동차는 승차감이 좋을수록 차량의 가격과 유지비가 비싸고, 속도가 빠를수록 사고로 인한 피해가 큰 것이 일반적이다. 우리의 생활양식이 점차 편리함과 신속성을 지향하게 되면서 이와 같은 자동차의 여러 제약에 대한 극복은 이제 교통사고와의 전쟁을 종식시키려는 자동차메이커들의 가장 큰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첨단자동차기술로 현재 연구 중에 있는「카 트로닉스」(Car-tronics)는 그 어원에서 알 수 있듯이 기존의 기계식 장치를 전자공학에 기초한 첨단 전자시스팀으로 전환하는데 역점을 두고 있다. 여기에는 컴퓨터의 인공지능이나 퍼지이론(Puzzy Theory)과 같은 하이테크가 도입되고, 세라믹과 같은 신소재가 자동차소재로 사용되고 있다.
첨단자동차의 개발은 하이테크산업의 발전 추세에 따라 본격화될 것이며, 첨단장비의 제작원가와 신소재의 가격이 하락하는 시점에서 차량의 보급이 일반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자동차는 제작단계가 완전 자동화되어 생산라인에서 단순기술자의 참여가 불필요해 지고, 하이테크 부품의 원가가 점차 떨어진다면 판매가격도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음성인식장치·사고예고장치, 그리고 컴퓨터제어식 브레이크 등이 장착될 첨단자동차는 탁월한 가속력과 고속주행능력을 갖추고 있으면서 안전도도 뛰어날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운행 중 늘 불편함과 사고위험에 직면해 있는 자가운전자들에게는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래자동차의 전자장치 중 음성인식장치는 자동차에 내장된 컴퓨터가 운전자의 지시내용을 인지하여 시동에서 주행·제동에 이르기까지의 기능을 수행하는 장치로 목소리의 특징을 기억할 수 있어 특정인의 지시에 의해서만 행동을 취하게 된다. 이 장치는 주행정보시스팀과 연결되어 운전자의 요구대로 자동차 주행에 필요한 정보를 화상이나 음성으로 제공해주게 된다.
인공지능 장치는 자동차가 주행상황에 따라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판단력과 제어기능을 갖춘 장치로 평상주행 시·사고발생 전·사고발생 시·사고발생 후 등 4가지 상황에 따라 운전자가 감당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해 준다.
사람은 만물의 영장으로 상황에 대한 종합적인 판단능력을 갖고 있지만 감각능력은 동물이나 곤충보다 못한 경우가 많다. 이런 점에서 부주의·태만 운전을 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인간의 한계에서 오는 불가피한 사고는 늘 있게 마련이다. 점차 편해지려는 사회의 욕구가 한치의 방심도 허용될 수 없는 차량운전에 접목될 때 교통사고의 위험은 더욱 커질 것이다. 첨단자동차의 개발과 보급만이 이런 사회적 욕구와 안전운행간의 갭을 좁힐 수 있는 유일한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 원제무<서울시립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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