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북핵 있어도 전쟁 이긴다? 몰상식의 극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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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어도 한국과의 전쟁에서 이길 수 없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호주 동포 간담회 발언과 관련, 한나라당이 “몰상식의 극치”라며 원색적으로 비난하고 나섰다.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8일 오전 국회 원내대표실에서 열린 주요당직자회의를 통해 “노 대통령이 우리 대통령의 말이라고는 상상하기도 힘든 발언을 종횡무진 쏟아내 북한의 오판을 불러일으키고 국민을 불안케 한다”고 주장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대통령의 발언은 논리적으로도 부적절하다”며 “‘몰상식의 극치’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거듭 비판했다.

황우여 사무총장도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는 것 같은 대통령의 발언이 북핵 폐기를 바라는 국민들과 우방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을까 걱정”이라며 “북한의 핵 포기에 무슨 도움이 될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황진하 국제위원장은 “노 대통령이 국민들과 국제사회에 ‘말 사기꾼’으로 각인될까 걱정”이라며 “한미동맹 강화와 미국의 핵우산을 제공받기 위한 우리 노력을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한 마당에, 대통령이 국민을 현혹시킬 수 있는 발언을 하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유기준 대변인도 이날 현안 브리핑을 통해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자위적 수단이라고 했던 대통령의 과거 발언을 보태면, 이번 발언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겠다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며 "이는 국민의 생명을 너무나 가볍게 여기는 안이하고 부적절한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나경원 대변인도 전날 논평을 통해 “대통령의 물 건너 발언이 위험수위를 점점 높이고 있다”며 “(이번 대통령 발언은) 안보불감증과 대통령으로서의 무책임성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으로 북핵과 관련한 발언 중 가장 위험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서울=데일리안/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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