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am Sorry" "I am Baby" … 참가선수들 이름도 별나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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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7일(한국시간) 북한이 예상을 깨고 일본을 이기자 1993년 한국 축구가 일으킨 '도하의 기적'이 재현됐다는 평이 나오고 있다. '도하의 기적'은 93년 10월 한국이 극적으로 미국 월드컵 본선티켓을 따냈던 '사건'을 가리킨다. 당시 대표팀은 북한을 3-0으로 이겼지만 일본이 이라크를 이기면 본선 진출에 실패하는 상황이어서 온 국민이 조마조마하게 일본-이라크 경기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경기 막판까지 일본이 2-1로 앞서자 선수들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런데 이라크가 경기 종료 17초 전 극적으로 동점골을 뽑아내며 상황이 뒤집힌 것. 7일 기쁨에 차서 그라운드로 뛰어내려 온 500여 북한 응원단의 모습은 13년 전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환호하던 축구 대표팀의 모습과 다르지 않았다.

○…아시안게임이 결정적인 순간마다 내리는 비에 젖고 있다. 지난 2일 개막식이 열릴 때도 종일 비가 흩뿌리더니 이번엔 대회 하이라이트인 육상 경기가 시작되자마자 비가 내린 것이다. 7일 코니시 해변에서 열린 육상 첫 종목 남자 20㎞ 경보 레이스는 중반부터 장대비가 내렸다. 10바퀴 중 마지막 한 바퀴를 남겨놓고는 시야 확보가 어려울 정도로 비가 퍼부었다.

○…튼실한 한국 체조 뒤엔 포스코의 숨은 도움이 있었다. 포스코 측은 7일 비인기 종목인 체조를 83년부터 양성해 온 포스코 교육재단의 뒷바라지를 소개했다. 포스코교육재단은 83년 포항 지곡동 포항제철중학교 안에 국내 일반 학교 최초로 국제 규격의 체조 경기장을 준공했다. 84년부터는 20년 넘게 전국 초.중학교 체조대회의 경비 일체를 대고 있다. 2001년부터는 선수 지도를 위해 러시아에서 남녀 체조코치를 채용하기도 했다. 금메달리스트 김수면이 바로 포스코 교육재단이 키워낸 보배다. 그는 포항제철초.중.고등학교를 거치며 체조 기량을 연마해 왔다.

○…자기 소개를 할 때마다 '미안하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의 수영선수 소리 와셈(Sorry Wasem). 그가 영어로 자기 이름을 밝히면 'I am Sorry(미안해요)'다. 그는 실제로 대표팀에도 미안하게 됐다. 50m 접영 등 3개 종목에 출전했지만 모두 예선 탈락했다. AFP는 아시안게임 참가선수의 별난 이름들을 소개했다. 인도에선 험피(Humpy.곱사등이), 클라이맥스(Climax.최고조) 등의 이름을 가진 선수들이 각각 체스.축구 선수로 출전했다. 험피 코네루(Humpy Koneru.체스), 클라이맥스 로런스(Climax Lawrence.축구)다. 또 연인을 부를 때 쓰는 허니(honey).베이비(baby)란 호칭도 선수촌 명단에 등장했다. 미얀마의 18세 우슈 선수 허니 코코(Honey KoKo)와 필리핀 사이클 선수 베이비 빗빗(Baby Bitbit)이 주인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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