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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물 처리기 이젠 필수 가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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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모(47)씨는 최근 경기도 안산시 반월동의 32평형 신축 아파트에 입주했다. 결혼 후 20년 만에 마련한 내 집이다. 김 씨는 지난 3일 친척들 10여명을 불러 모아 집들이를 했다.

친환경 벽지와 장판, 예쁜 꽃이 심어져 있는 미니정원. 대형 평형이 아니지만 아파트는 친 환경 인테리어 시설을 두루 갖췄다. 최신형 PDP TV까지 거실에 설치해 두니 집들이 온 친지들은 다들 부러워했다. 하지만 이날 친척들이 무엇보다 큰 관심을 보인 것은 싱크대 아래에 설치된 음식물처리기였다. 입주 때부터 설치돼 있던 것이다.

'어떻게 사용하나?' '음식물 냄새는 안나나?' '음식물 쓰레기는 어떻게 처리하나?' '음식물은 얼마큼 줄어드나?'

친지 주부들은 궁금한 것도 많았다. 한 번씩 사용해 보겠다며 나서 소란이 일기도 했다.

가정용 음식물처리기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아직 보급률은 0.1% 정도에 불과하다. 하지만 주택업체들이 고객 서비스 향상을 위해 새 아파트 건축 때 다투어 도입하고 나선 데다 관심을 가지는 주부들이 많아 김치냉장고.정수기.공기청정기에 이어 새로운 필수 가전으로 부상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음식물처리기 시장은 2004년 300억이었다. 올해는 1000억여 원으로 성장하고 내년에는 2000억 원대로 급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지난해 1월부터 개정된 폐기물 관리법이 시행되고 있는 것도 수요 증가를 견인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 법률 개정에 따라 음식물 쓰레기는 일반쓰레기에 섞어 버릴 수 없고, 따로 배출해야 한다. 중견.중소기업들이 다투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업체 간 경쟁도 치열해 지고 있다. 정수기처럼 음식물처리기를 렌탈하는 업체도 있다.

린나이는 지난 2004년 음식물처리기 '비움'을 출시했다. 국내 최초 음식물처리기라고 회사 측은 주장한다. 출시 당시 매출은 미미했지만 올해 크게 늘었다. 지난달까지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80% 증가했다고 회사관계자는 말했다.

비움은 완전 생건조 방식을 채용해 음식물 냄새와 세균을 없앤다. 45~49℃의 온풍으로 음식물 쓰레기의 수분을 제거하고, 부피를 5분의 1로 줄인다. 전기료는 95W 전구를 사용하는 것과 비슷한 수준인 월 3000~4000 원 정도다.

신제품은 음식 쓰레기 냄새가 집 안으로 새 나오지 못하게 디자인했다. 공기순환방식에 따라 본체와 연결된 하수관으로 냄새를 내보낸다. 새 음식물 쓰레기 처리를 위해 문을 열 때마다 센서가 감지해 처리 중인 공간의 문을 닫아버린다.

웅진코웨이는 지난달 23일 음식물처리기 'WM02-A/B'를 출시했다. 음식물 쓰레기 부피를 10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이 처리기는 음식물쓰레기를 잘게 분쇄한 후 건조한다. 처리된 잔여물은 마치 커피가루나 황토 같아 일반쓰레기 봉투에 담아 버리면 된다. 조개껍데기, 생선.닭의 뼈 등까지 처리할 수 있다. 가격은 71만원5000원이다. 월 2만1000원~2만5000원으로 렌탈도 가능하다.

한샘은 내년 초 음식물처리기 '에코웰'을 리뉴얼하여 출시할 예정이다. 이 밖에 루펜리.쿠스한트 등도 음식물처리기를 생산하고 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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