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체감 난이도' 차이 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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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언어.수리는 9월 모의고사 때보다 조금 쉬운 것 같다." "언어가 쉽다고요? 여전히 풀기 벅차던데. 과학탐구는 왜 그렇게 어렵던지…."

5일 2004학년도 수능시험을 마치고 시험장 밖으로 나온 수험생들은 이처럼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수험생들이 실제 느끼는 난이도가 영역별로 차이가 많이 났으며, 입시기관들도 일관성 있는 예측을 내놓지 못했다.

출제기관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측도 "적정 난이도를 유지하려 했는데 수험생들이 어떻게 느낄지 우리도 알 수 없다"고 난감해했다. 수능 응시 당일 난이도 예측이 오리무중에 빠진 것이다. 이에 따라 "뚜껑을 열어봐야 알 것"이라고 말하는 입시 전문가들이 많았다.

◇엇갈린 반응=수험생들이 가장 어렵게 여기는 1교시 언어영역에서는 대체적으로 재수생들은 다소 쉬웠다고 말한 반면 재학생들은 어렵게 느끼는 등 상반된 반응이 나왔다.

모의고사에서 상위권 성적을 유지했던 재수생 유모(19)군은 "예상했던 지문이 나왔다"며 "언어영역에서 평소 1백5~1백10점 나오는데 5점 정도 더 오를 것 같다"고 기뻐했다. 하지만 시험장에서 만난 강남 K고 金모(18)군이나 S여고 金모(18)양은 "처음 보는 지문이 많아 당황했다. 시간도 부족했으며, 과학 관련 지문은 어려웠다"며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한 사설 입시기관 관계자는 "언어와 수리에서 다소 쉬웠던 것은 분명한데 현재 학생들의 학력 수준이 높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난이도 예측을 내놓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수능 이후 대비=수능 당일 예상 난이도가 이처럼 엇갈림에 따라 수험생들은 6일 발표되는 평가원의 가채점 결과를 면밀히 따져보고 남은 수시2학기 모집이나 정시모집에 지원해야 한다고 입시전문가들은 말한다.

평가원은 영역별 평균 점수 등을 발표할 예정이다. 수능 일부 영역 성적만 반영하는 대학이 많으므로 수험생들은 잘 본 영역 성적을 반영하는 대학에 원서를 내는 게 유리하다.

하현옥.이철재.고란.임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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