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맘은 바꿔도 향수는 안 바꾸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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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흐르면 사람들의 취향도 변하기 마련이다. 좋아하던 음식이 싫어지기도 하고, 무조건 싫다던 빨간 원피스가 갑자기 마음에 들기도 한다. 업체들은 이런 소비자의 니즈를 쫓아 그때그때 신제품을 내놓고 마케팅을 강화한다.

향수는 더할 것 같다. 유행의 첨단을 달리는 상품이기 때문이다. '벽덕스런' 여자 마음을 쫓아 같은 브랜드라고 해도 향이 자주 변할 것 같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의외지만 향수는 트렌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출시된 지 6~7년이 지났지만 꾸준히 똑같은 향으로 사랑받는 제품이 많다. 나만의 향을 지속하고자 하는 여성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겐조는 2000년 '플라이바이겐조'를 출시했다. 국내에는 2001년 9월부터 판매되었다. 그 후 지난해 2월까지 3년여 동안 약 50만개가 팔렸다. 출시된 지 3년이 된 상품. 다른 업계라면 '장사는 다했다'며 생산라인을 정리하고 신제품을 내놨을 법하다.

하지만 겐조의 이 향수는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반 만에 약 50만개의 제품을 더 팔았다. 월평균 판매량이 두 배로 늘어난 것이다. 회사관계자는 "고객 중에는 이 제품을 5번 이상 재구매를 하는 마니아도 많다. 향기는 같지만 디자인이 조금씩 다른 컬렉션을 모두 수집하는 고객도 있다"고 말했다.

디올의 '쟈도르'는 1999년 출시되었다. 출시 직후 유럽.아시아.캐나다.미국 등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어 전체 향수판매 1위를 하기도 했다. 그 후 7년이 다 돼가지만 쟈도르는 꾸준히 잘 팔리는 향수다.

회사 관계자는 "출시 직후 반응이 너무 좋아 그 이상의 매출은 힘들지만, 매년 비슷한 수준의 매출은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

디올은 이 향수는 계속 판매하되 콜렉션을 통해 변화를 원하는 여성들의 니즈를 맞추고 있다. 콜렉션은 시즌에 따라 향과 케이스의 모양을 약간 바꿔 버전을 달리하는 향수다. 사이즈를 작게 하거나 색상을 바꾸기도 한다. 이를 통해서 기존 고객은 붙잡고 신규 고객은 불러 모으는 것이다.

겔랑은 2003년 '랭스땅 뜨 겔랑'을 내놨다. 그 후 반응이 좋아 계속 출시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랭스땅 뜨 겔랑 오드 뚜왈렛'을 추가로 내놓고 라인을 강화했다. 여성스러운 느낌을 강하게 해주는 향수로 관능미가 넘치는 여성이 주로 찾는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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