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땐 임시휴장도 검토/살얼음판 페만 증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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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동경주가 반등에도 큰 폭 하락/중재에 희망… 매입 20% 늘기도
미­이라크 외무장관회담이 결렬됨에 따라 주가가 폭락하고 있다. 케야르 유엔 사무총장의 마지막 중재에 실낱같은 희망을 걸고 있지만 증권사객장은 살얼음판을 디디는 표정들이다.
○동경은 소폭 오름세
○…10일 3백80개 종목이 무더기로 하한가를 기록함으로써 종합주가지수가 24.93포인트(3.78%)나 떨어진 국내증시는 11일에도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오후 2시 현재 주가지수는 15.99포인트 떨어진 6백19.47을 기록했다.
한편 10일 동경증시는 기관투자가들의 적극적인 개입 등에 힘입어 개장초반의 폭락세를 소폭(0.3%)의 오름세로 돌려놓는데 성공했다.
이를 놓고 국내투자자들은 『떨어질 땐 동경증시와 같이 떨어지면서 오를 땐 꿈쩍 않는다』며 한숨.
○뉴욕도 휴장 가능성
○…증권거래소는 전쟁이 터져 증시가 걷잡을 수 없는 파국으로 빠져들 경우 임시휴장을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
거래소의 고위관계자는 사견임을 전제한 후 「전쟁·화재·예기치 못한 돌발사고 때는 시장기능을 일시 정지시킬 수 있다」는 증권거래소 업무규정 및 세칙을 거론하면서 휴장가능성을 시사했다.
한편 뉴욕증권거래소도 페만전쟁 발발때 휴장을 포함해 다각적인 대비책을 현재 마련중인 것으로 외신은 전하고 있다.
○증안 여력없어 방관
○…주가폭락에도 불구하고 증시안정기금이 계속 방관자적 자세를 취하자 증시 일각에서는 비난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증안기금측은 그러나 현재 남은 재원이 9천억원이며 그중 유상증자 납입대금을 제외한 실제 매입여력은 4천억원선에 불과해 선뜻 시장개입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형편.
한편 증권사객장에는 전과달리 주가폭락을 항의하는 투자자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는데 이는 이번 폭락세가 페만사태라는 「명백한」 외부악재로 인한 것임을 투자자들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인 듯.
○5백50선 후퇴 전망
○…주가가 연일 떨어져 6백10선에 이르자 일부에서는 『지금이 주식을 살때』라며 매입세에 가담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10일 폭락장세에서도 거래량이 1천1백36만주로 8일이나 9일보다 20% 안팎 늘어난 것이 이를 말해주고 있는데 이들은 전쟁가능성을 낮게 보거나 페만사태가 이미 주가에 대부분 반영됐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전쟁발발때 주가지수는 5백50선까지 밀릴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측도 만만찮다.<심상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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