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배구 새 별 현대 김영숙|오픈공격 능한 "갈색 폭격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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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여자 실업코트에 신인 대형 스파이커가 탄생했다.
현대의 여고생 선수인 김영숙(김영숙·18·광주 송원여고)-.
김은 고무공 탄력을 바탕으로 한 예리한 파괴력으로 대농을 3-1로 유린, 오픈공격수에 목말라 있는 여자 실업배구의 히로인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여고시절 최고 왼쪽 공격수로 평가받았던 김은 올 시즌 억대의 스카우트비를 뿌린 현대에 입단, 실업인생 첫걸음부터 최강 현대의 주전으로 발탁된데다 국내 최고의 레프터 지경희(지경희)와 대각에 서는 공격파트너로서 파격적으로 기용, 주목을 끌었다.
김은 제8회 대통령배대회 1차대회 개막일인 5일 흥국생명과의 경기에서 공격성공률 36%(4득점·9득권)로 주공 지(35%)를 능가했으며 대농과의 경기에서는 무려 5할대에 육박하는 49%(43타·9득점·12득권)의 폭발력으로 지(39%)를 압도하며 승리를 주도했다.
김의 기록은 김이 신인인데다 오픈공격수인 득점원이라는 점에서 놀라운 것이다.
현대의 이임(이임) 감독도 대농과의 승리주역으로 김의 활약을 첫손에 꼽고 있다.
이감독은 『승리의 주역을 꼽으라면 단연 김영숙이다. 김의 활약은 완전 예상 밖이다』고 놀라움을 보였다.
「갈색폭격기」라는 애칭답게 김은 탄력(서전트점프 60cm)에서는 왕년의 스타 「나는 작은 새」 조혜정(조혜정)을 닮았으며 파괴력에서는 전성기 시절의 지경희와 어깨를 견줄만하다고 평가받고 있다.
게다가 신인으로서는 드물게 배짱도 좋아 상대팀 선배들의 블로킹에다 그대로 스파이크를 퍼붓고 있다.
뿐만아니라 오픈공격수로는 보기드문 장신의 대형 스파이커(1m78cm)라는 점이 국내 최고의 레프터인 지경희(1m76cm), 호남정유의 장윤희(장윤희·1m70cm) 보다 무한한 성장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블로킹에서는 신장의 우세를 발판으로 한 김이 월등한 실력을 인정받고 있어 공수양면에서의 효용가치가 대단히 높다.
한일합섬 오한남(오한남) 감독은 『탄력이 선천적』이라며 『앞으로 여자배구의 왼쪽 공격수 구도는 지경희→장윤희→김영숙으로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김은 여고시절 박수정(박수정·경남여고→호남정유 입단)과 쌍벽을 이뤘으나 박이 중앙공격수여서 앞으로 국가대표팀에서는 좋은 콤비로 여자배구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의 과제는 체중(63kg)을 늘려 파워를 키우고 오픈공격때 불안정한 발의 스텝을 교정하는 것이다.
배구전문가들은 김이 1차대회가 끝날 무렵에는 무서운 기량향상으로 실업무대를 누빌 대형선수로 성장할 것이란 전망에 이구동성 입을 모으고 있다.
김은 여고시절 주니어대표를 지내면서 모교가 전국무대에서 우승을 차지하는데 큰 몫해 진가를 펼친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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