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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확실성 시대, 채권과 우선주에 주목하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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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이라 말릭 누빈 최고투자책임자

사이라 말릭 누빈 최고투자책임자

기업실적은 명확하지만, 통화정책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금융 데이터·분석 서비스 기업인 팩트셋에 따르면, 애널리스트들은 S&P 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2024년에는 10.8%, 2025년에는 13.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부진한 미국의 1분기 GDP 성장률과 4월 마지막 주에 발표된 미국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가 비둘기파적인 흐름, 즉 완화적인 통화정책 기조를 흔들었다(PMI는 40여 개국 2만 7000개 회사의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다). PMI는 경기의 확장국면과 위축국면을 구분 짓는 50선 근처에서 맴돌며 ‘예상 밖의 부정적인 상황(downside surprise)’을 기록했다.

김지윤 기자

김지윤 기자

물가 상승에 대한 ‘예상 밖의 긍정적인 상황(upside surprise)’과 경제 활동 증가 속도에 대한 ‘예상 밖의 부정적인 상황’의 조합이 등장했다. 이 조합은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대하는 경기 연착륙을 어렵게 만든다.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 역시 연준처럼 어떤 정책을 펼쳐야 할지 판단 내리기 어렵게 됐다. 수십 년간의 디플레이션을 벗어나 금리 인상을 모색하고 있는 일본은 특이한 경우라고 볼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목표가 장기적인 투자자들은 어떻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조정할 것인가. 자주 바뀌는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것보다 더 나은 투자 전략이 있다. 경제적으로 탄력적인 자산, 그리고 가치평가상의 이점이 있고 현금보다 높은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 부문에 배분하는 것이다.

이러한 배경에서 채권은 현재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선택지가 되고 있다. 채권 투자자들은 15년 만에 가장 높은 시장수익률을 맛보고 있다. 채권 수익률에 가장 크게 기여하는 것은 여전히 이자수익이다. 높은 이자 수익은 단기적인 채권가격 하락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한다. 대부분의 과세 채권들은 스프레드(발행가격과 시장가격 사이의 차이)가 다소 좁은 편이지만, 유동화 채권은 스프레드 매력도가 두드러진다. 주목할 만한 유동화 채권으로는 자산유동화증권(ABS), 비기관모기지담보증권(MBS), 상업용 모기지담보증권(CMBS)이 있다.

채권과 유사한 현금흐름 특성을 지닌 우선주의 스프레드 수익률이 현재 채권뿐만 아니라 다른 자산 섹터에 비해서도 가장 높다. 우선주는 올해에도 순발행이 낮아 공급이 제한적인 가운데 기술적 호재를 누릴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주는 또한 약 7% 정도의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공한다. 우선주 유형 중에서도 1000달러 액면 증권과 코코본드(CoCos)라고도 불리는 조건부 자본증권은 특히 금리 변동 위험 대비 높은 수익을 제공한다.

사이라 말릭 누빈 최고투자책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