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밖∙용산∙독도∙판교…187석 거야가 연일 ‘거리 정치’ 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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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당을 합쳐 당선인이 187석에 달하는 더불어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이 22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연일 거리로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채 해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13일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채 해병 특검 수용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민주당 초선 당선인 20여명은 13일 오후 1시 반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통령실에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했다. 지난 2일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곧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는 데 따른 것이다.

이들은 “오늘은 꿈 많던 젊은 해병대원이 나라를 위해 복무하다 순직한 지 300일 되는 날이지만, 안타깝게도 순직 사건과 수사외압에 대한 진실은 여전히 안개 속에 가려져 있다”며 “채 해병 특검은 국민의 준엄한 명령이다. 윤 대통령은 즉각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엔 국회의장 후보로 출마한 추미애 당선인이 방문해 “여러분 힘내달라. 고맙다”고 격려했다.

22대 국회 개원까지 2주 넘게 남았지만, 초선 당선인을 중심으로 민주당은 이미 장외 ‘실력(實力)’ 행사 모드다. 이들은 이미 지난 10일부터 국회 본청 앞에 천막 농성장을 차리고 채상병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는 농성을 이어오고 있다. 최근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된 윤종군 경기 안성 당선인 등이 “초선의 결기와 의지를 보여주자”며 농성을 주도했다.

특히 13일 천막 농성장엔 조국혁신당 당선인들이 방문해 힘을 실어줬다. 황운하 조국혁신당 원내대표는 “조국혁신당의 구호가 ‘가장 빠르고 선명하고 강하게’인데, 민주당 초선 당선인들도 조국혁신당 못지 않게 빠르고 강하고 선명하게 대응하는 모습에 다시 한 번 찬사를 보낸다”며 “민주당과 조국혁신당은 공통의 개혁과제를 가지고 항상 연대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를 비롯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채해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조국혁신당 황운하 원내대표를 비롯한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인들과 채해병 특검 관철을 위한 비상행동을 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초선 당선인들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 앞 천막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과 별도로 조국혁신당은 이날 ‘라인야후 사태’를 지적하며 장외 여론전도 펼쳤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는 이날 오후 독도를 직접 방문해 “혹시라도 라인 경영권이 일본 기업으로 넘어가면 ‘디지털 갑진국치(甲辰國恥)’로 불릴 것”이라며 “윤 대통령은 대통령실과 정부에 있는 을사오적 같은 매국노를 모두 찾아내 내쫓고, 일본 총리에게 전화 걸어 ‘앞으로 또 그러면 상응하는 조치를 하겠다’고 격노 한 번 하라”고 주장했다. 또 “우리 국민의 자존감, 우리 영토와 주권을 지킬 의지와 능력이 없으면 스스로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후엔 문재인 정부 국립외교원장 출신인 김준형 외교전략특별위원장 등 조국혁신당 당선인들이 네이버 본사가 있는 경기 성남분당 판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석열 정부의 친일매국 행위, '디지털 영토’를 넘기는 제2을사늑약을 규탄한다"고 외쳤다.

22대 국회에서 민주당(175석)과 조국혁신당(12석)의 숫자를 합치면 187석으로, 법안의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단독으로 가능한 숫자다. 그러나 이들이 국회 개원도 전에 '거리 정치'에 몰두하는 모습을 두고 '과거 원내에서 입법성과를 내기 어려운 소수당이 사용했던 장외투쟁이 강성 지지층에 호소하는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비판이 나온다. 익명을 원한 민주당 재선 의원은 중앙일보에 “22대 국회의원 선서도 아직 하지 않았는데 천막농성부터 시작하는 건 문제다. 대부분의 초선 당선인들은 강성 지지층 눈치에 그냥 휩쓸려서 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에선 “(정치가 아닌)정치 선동을 하고 싶으면 국회의원직을 내려놓고 길거리로 나가면 된다. 22대 국회가 아직 개원도 하지 않았는데 천막부터 치고 완력을 과시하는 구태의연한 행태부터 보여서야 되겠느냐” (호준석 대변인)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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