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與 보수 외연 확장해야…한동훈 등판은 알아서 할 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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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시장이 지난 9일 오후 아부다비에서 중동 출장 동행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오세훈 시장이 지난 9일 오후 아부다비에서 중동 출장 동행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서울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지난 9일 아랍에미리트 출장 중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방향으로 움직이고 그런 방향으로 당의 정체성도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4ㆍ10 총선 패배 이후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이 ‘보수 정체성 강화’를 강조하고 나섰지만, 오 시장은 ‘외연 확장’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오 시장은 “외연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당을 운영하지 않으면, 요즘 국민은 선거 직전에 당에서 나오는 메시지로 설득하는 데 한계가 있다”며 “평소에 선거에서 표를 많이 얻고 싶다면 설득력 있는 행동과 내실 있는 정책을 담은 메시지를 국민에게 꾸준히 전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선거 직전 3개월간 민생 토론에 나섰지만, 국민을 설득하는데 역부족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선거에서 외연 확장도 중요하지만, 본진도 중요하다는 의미에서 황우여 비대위원장 말씀이 틀린 것은 아니다 ”면서도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에서 백가쟁명식 여러 해법이 나올 테고 자연스럽게 외연 확장으로 정리되지 않을까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한 전 위원장, 심판론 안으로 스스로 들어가”

오 시장은 정치권에서 ‘한동훈 등판론’이 반복되는 것에 대해서는 “본인이 알아서 할 일”이라며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그러면서 “야당이 정권 심판론을 제기하는 게 예측 가능한 상황에서 유권자 시선을 과거가 아닌 미래로 돌리는 전략이 필요했는데 오히려 ‘이조 심판론’, ‘운동권 심판론’ 등 심판론 안으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며 선거 패배의 원인을 재차 지적했다. 이어 오 시장 “이 말을 했는데 한 전 위원장을 비판했다는 기사가 나와서 기가 막혔다. 당연한 이야기를 한 거고, 그 이상으로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새 원내대표에 추경호 의원이 선출된 것과 관련해 오 시장은 “당정 간 치열하게 논쟁하고, 협조할 건 협조하는 건전하고 건강한 긴장 관계를 설정하는 데 역할을 충실히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밖에 오 시장은 의료 개혁과 관련해서 “의료개혁이 발표된 초기에 방향은 대체로 맞다는 견해를 이미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구체적인 숫자를 언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도 않고 의미도 없다”며 “의료계와 협의를 통해 하나하나 실마리를 풀어나가야 할 단계에 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지난 3년간 서울시 산하 일부 시립의료원의 의사 공석 상황을 언급했다. 오 시장은 “인건비가 배 정도 올렸는데도 지원하는 사람이 없다”며 “이런 상황이라면 당연히 수급 문제라고 볼 수밖에 없고, 공급이 충분하다면 이런 일이 생기지 않았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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