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병원·약국 갈 때 신분증 필수…"깜빡하면 진료비 다 낼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진료 접수를 기다리고 있는 내원객들. 연합뉴스

서울 시내 한 대형병원에서 진료 접수를 기다리고 있는 내원객들. 연합뉴스

다음 주부터 건강보험으로 병의원에서 진료받거나 약국 등을 이용하려면 신분증을 제시해야 한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오는 20일부터 '요양기관의 수진자 본인·자격 확인 의무화 제도'를 시행한다고 13일 밝혔다.

개정된 건강보험법에 따르면 요양기관은 환자가 찾아오면 건강보험을 적용하기에 앞서 신분증 등으로 본인 여부와 건강보험 자격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따라서 건강보험으로 진료받으려는 가입자나 피부양자는 본인인지를 확인할 수 있는 증명서를 챙겨 요양기관에 제시해야 한다. 증명서에는 사진이 붙어있고, 주민등록번호나 외국인등록번호가 포함돼야 한다.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 모바일 건강보험증(건강보험공단 발급) 등이 이에 해당한다. 사회보장급여의 이용제공 및 수급권자 발굴에 관한 법률에 따른 사회보장 전산 관리번호를 부여받은 위기 임산부는 임신확인서를 제출해도 된다.

그렇지 않으면 진료 때 건강보험을 적용받지 못해 진료비를 전액 환자 본인이 부담해야 할 수 있다.

다만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에 따른 ▶장애의 정도가 심한 장애인이나 ▶노인장기요양보험법에 따른 등급을 받은 사람 ▶모자보건법에 따른 임산부에게 요양급여를 실시하는 경우에는 본인 여부와 건강보험 자격을 확인하지 않아도 된다.

이 제도는 다른 사람의 명의나 건강보험증을 도용 또는 대여해 진료나 처방받는 등 부정수급 사례를 예방함으로써 건보재정 누수를 막기 위해 도입됐다.

지금까지 대부분 요양기관에서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등의 단순 확인만으로도 진료받을 수 있었다. 그렇다 보니 타인의 건강보험 자격을 도용해 요양급여를 부정하게 수급하는 경우가 있었다. 또 다른 사람의 명의로 향정신성 의약품을 처방받는 경우도 있었다.

건강보험증 대여·도용 적발 사례는 2021년 3만2605건, 2022년 3만771건, 2023년 4만418건 등에 이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