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브랜드 경쟁력] ‘사회적 가치’는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는 또 다른 기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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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진환 한국생산성본부 전무 

오늘날 기업들은 제품과 서비스의 본원적인 기능뿐만 아니라 기후 변화, 자원 고갈, 불평등과 같은 이슈 해결을 요구받고 있다. 소비자들은 점점 사회적·환경적 책임에 적극적인 브랜드를 선호하고, 이슈 대응 활동들을 구매 요인으로 고려하기 시작한 것이다. 소위 공공의 이익과 공동체 발전에 기여하는 브랜드의 사회적 가치가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또 다른 기준이 되고 있다.

이번 조사 결과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NBCI 조사의 특징인 브랜드에 대한 비이용자 평가에서 기본 윤리를 중시하고 사회적 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브랜드는 상대적으로 평가가 높았으며 구매의도와 충성도도 상승했다.

이처럼 제품과 서비스의 기본 기능 외에 확장된 가치가 중시되는 환경에서 브랜드 리더십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먼저 창출하고자 하는 사회적 가치를 규정해야 한다. 브랜드의 특성, 시장 환경, 고객의 니즈, 생산과 기술 역량 등을 고려하여 창출할 수 있는 가치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설정해야 한다. 이후 이러한 가치 체계를 커뮤니케이션 메시지, 제품 개발, 고객 서비스, 투자 활동 등 모든 고객 접점에서 일관되게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

명확히 규정되고 효과적으로 전달된 브랜드의 사회적 가치는 정성적 효과와 더불어 재무적 이익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스타벅스는 오랜 개발 기간을 거쳐 플라스틱 사용량을 최대 20% 감축한 새로운 일회용 컵을 개발하여 도입하기로 했다. 줄어든 사용량은 매립에 대한 사회적 비용을 현저히 감소시켜 기업의 생산과 소비자의 구매 과정에 새로운 가치를 부여했다.

또한 투자를 통해서도 가치 창출 활동이 가능하다. 수질 개선, 청년실업 해소, 치매 예방 등 사회적 문제 해결을 위한 민간과 공공기관의 성과보상 채권 상품처럼 효율적 예산 집행을 위한 투자 활동은 사회적 가치를 확대할 수 있다.

시장에서 인정받는 브랜드는 단순히 품질과 가격만으로 구축되지 않는다. 끊임없이 소비자의 변화된 니즈에 대응하는 활동들이 이루어졌을 때 장기간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다. 단골손님이 점포의 사장님과 제품 이외의 교감을 나누듯 소비자 역시 단순 제품과 서비스가 아닌 공동의 고민을 함께하는 브랜드와 교감한다. 이러한 사회적 가치 창출이 결국 자신에게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현명한 소비자는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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