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대상·상금왕 이예원, 동기생 윤이나 추격 뿌리치고 2승 달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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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예원. 사진 KLPGA

이예원. 사진 KLPGA

2022년 데뷔와 함께 신인왕을 차지했다. 이듬해에는 3승을 휩쓸며 대상과 상금왕을 거머쥐었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의 대세가 된 이예원(21)이 올 시즌에도 일찌감치 다승 고지를 밟으면서 1인자다운 위상을 뽐냈다.

이예원은 12일 경기도 용인시 수원 컨트리클럽(파72·6586야드)에서 열린 NH투자증권 레이디스 챔피언십 최종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 합계 13언더파 203타로 정상을 차지했다. 막판까지 자신을 추격한 10언더파의 윤이나(21)를 제치고 통산 5승째를 달성했다. 우승 상금은 1억4400만원이다.

지난 3월 태국에서 열린 블루캐니언 레이디스 챔피언십을 제패한 이예원은 이로써 박지영(28) 다음으로 올 시즌 2승째를 신고했다. 신인왕을 수상했던 2022년에는 우승이 없었지만, 지난해 3승을 기록한 뒤 올해에도 다승을 확보하면서 KLPGA 투어의 신흥 강호임을 입증했다.

1~2라운드 단독선두를 달린 9언더파 이예원은 6언더파 이승연(26), 5언더파 윤이나와 챔피언조를 이뤘다. 이승연은 초반 보기 2개를 기록하면서 우승 전선에서 이탈한 반면, 이예원은 전반 버디 3개로 달아났다. 싱겁게 끝날 줄 알았던 최종라운드는 후반 들어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전반 3타를 줄인 윤이나가 11번 홀(파5)과 12번 홀(파4)에서 연속 버디를 잡으면서 이예원을 압박했다. 이어 파4 14번 홀에서 15m짜리 장거리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격차를 2타로 줄였다.

‘데뷔 동기’ 이예원과 윤이나의 맞대결로 좁혀진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파3 16번 홀이었다. 이예원의 티샷이 왼쪽으로 벗어나 러프로 향했다. 당황한 이예원은 어프로치마저 소위 뒤땅을 쳐 겨우 그린으로 올라왔다. 그러나 6m짜리 슬라이스 라이의 내리막 퍼트를 떨어뜨리면서 타수를 지켰다. 승기를 잡은 이예원은 남은 홀을 모두 파로 막으면서 우승을 확정했다. 2년 전 오구 플레이로 출장정지 징계를 받았던 윤이나는 준우승을 기록하며 올 시즌 복귀 후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이예원은 신장 163㎝로 체구가 크지 않다. 지난해 평균 드라이브샷 비거리도 243.19야드(44위)로 멀리 치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러나 페어웨이 안착률이 83.33%(6위)로 높고, 아이언과 퍼터도 잘 다룬다. 이날 경기에서도 흔들림 없는 샷으로 리드를 지킨 이예원은 “마지막까지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없었다. 압박감 속에서 다승과 와이어투와이어 우승을 함께 달성해 뜻깊다”면서 “16번 홀에선 모래 바닥이 있어서 짧을 것을 예상하고 어프로치를 했는데도 실수가 나왔다. 당황했지만 차분하게 다음 플레이를 해서 위기를 넘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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