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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타고 만난 ‘언니들’ 이야기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886호 25면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우리의 활보는 사치가 아니야
김지우 지음
휴머니스트

“남들이 나의 못하는 부분을 볼 때, 나의 좋은 부분을 나는 알 수 있잖아요.” 20대인 지은이가 만난 60대 여성의 말이다. “딴 사람들은 장애만 보지만 나는 나의 장애도 보고, 내가 좋아하고 잘하는 것들을 알기도 한다”면서다. 외부의 시선 대신 “내가 나를 봐야 한다”는 강조는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귀가 기울여진다.

이 책은 10대부터 60대까지 여러 세대의 여성 6명의 인터뷰집. ‘구르님’이란 이름으로 유튜브·인스타그램에서 활동해온 지은이처럼 모두 휠체어를 탄 장애인이다. 운동, 여행, 자취, 일이나 사업, 출산과 육아 등 각자의 경험을 구체적으로 들려준다. 물론 장애 극복기와는 거리가 있다. 실은 지은이도 “‘극복’까지는 아니어도 웅장한 고난과 역경을 통과한 영웅담”이 듣고 싶은 마음이 없진 않았단다. 한데 그가 만난 이 “현명한 언니들”은 그런 기대를 요리조리 피해가며 “상상 못 했던 대답”을 종종 내놓는다.

이들의 얘기에서 그간의 변화를 아울러 한국 사회의 이런저런 환경과 제도를 떠올리게 되는 건 당연하다. 저자의 바람처럼 “누군가에게는 미지의 세상을 탐험하는 경험을, 누군가에게는 자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시간을” 줄 법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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