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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공격, 아이언돔에 막혔지만…동맹국엔 ‘강한 이란’ 이미지 과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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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란이 지난 13일(현지시간) 밤 300기가 넘는 자폭 드론과 탄도·순항 미사일을 발사했지만 이스라엘의 아이언돔(방공체계)과 미국·영국 공군에 의해 99% 요격됐다. 다수 서방 언론은 ‘이란의 군사적 손실이자 이스라엘의 승리’라고 평가했지만, 이란이 얻은 것 또한 적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워싱턴포스트(WP) 등은 14일 이란의 공격이 ‘실패’라고 평가절하하는 것은 큰 실수일 수 있다고 전했다. 이란은 충분한 사전 경고 후 대규모 공격을 감행해 ▶이스라엘의 선방을 유도하고, 거의 피해를 보지 않아 보복과 확전에 대한 책임을 피해 갔으며 ▶역내 동맹들에 세력을 과시하는 데 성공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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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미국과의 관계를 재정립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그간 이란은 대리 세력을 통해 이스라엘을 간접 타격해왔지만, 이번 공격으로 자국 주권을 침해하면 직접 보복한다는 사실을 공식화했다.

자국민과 역내 동맹국을 향해 ‘강한 이란’의 이미지를 각인시킨 것도 성과다. 이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침략자에 대한 처벌이 이뤄졌다”고 발표했다. 수도 테헤란 시내에는 군중이 쏟아져 나와 국기를 흔들며 “이슬람 전사, 만세”를 외쳤다.

이란이 공격 시간을 밤으로 선택한 것 역시 ‘상징적 보복’ 효과를 극대화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13일 밤 테헤란의 밤하늘을 가르며 드론과 미사일이 발사되자 시민들은 거리로 나와 환호했다. 이란은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 공격 감행 72시간 전에 인접 국가들에 해당 사실을 통보했다고 밝혔지만, 미국은 사실이 아니라면서도 “이란은 스위스를 통해 메시지를 보냈고 그런 차원에서 그들과 소통할 적절한 방법을 가지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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