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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섞어쏘기’ 공습, 이란은 성공 못했지만…“거리 짧은 한반도는 다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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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13일(현지시간) 이스라엘 본토를 향한 이란의 드론과 탄도·순항미사일 등 ‘섞어 쏘기’ 공습을 놓고 한반도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 역시 유사시 같은 방식의 공격을 준비하는 움직임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란은 드론 185대, 순항미사일 36기, 지대지 미사일 110기를 이용해 이스라엘 본토를 공격했다. 이란의 자폭형 무인 드론 샤헤드-136을 일종의 미끼로 삼고, 그사이 이보다 속도가 빠른 탄도미사일과 지면에 가까이 비행하는 순항미사일을 쏘면 이스라엘의 최첨단 방공망을 교란하는 게 가능하다고 봤을 수 있다.

일단 이란의 이번 작전은 이스라엘의 방어망과 미·영의 적극 지원으로 성공적이지 못한 것으로 보이지만 한반도에 대입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한다. 페르시아만과 아라비아 반도를 가로질러 최소 1500㎞를 날아가야 하는 이란 미사일과 좁고 짧은 한반도에서 발사되는 북한 미사일은 위협의 정도가 다르다는 점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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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상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 정책연구소 교수는 “한반도에서 공습은 단시간 내 탐지와 요격이 이뤄져야 한다”며 “이란의 공습을 막을 때보다 상대적으로 불리한 조건”이라고 말했다.

한·미의 다층 방공 시스템이 북한의 ‘섞어 쏘기’와 ‘물량 공세’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실제 유사시 로켓포 또는 드론의 역할을 할 북한 장사정포만 해도 현재 340여 문이 수도권을 향해 배치돼 있다. 산술적으로 시간당 최대 1만 발 이상 발사할 수 있다고 한다.

이와는 별도로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제5차 중동전쟁으로의 확전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이 미국의 대북 억제력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미국이 어떤 형태로든 중동에 발이 묶여 있으면 이는 북한에는 고무적인 뉴스”라며 “미국의 거듭된 경고에도 이란이 공격을 감행함에 따라 미국의 고민이 깊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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