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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공습에 하마스 고위지도자 세 아들 사망

중앙일보

입력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하마스 고위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자녀 중 세 아들이 사망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이란이 이스라엘의 본토를 직접 타격할 수 있다는 관측이 이어지며 중동 정세는 더욱 요동치고 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세 아들이 타고 있던 차량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이들 모두 사망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에서 하마스 지도자 이스마일 하니예의 세 아들이 타고 있던 차량이 이스라엘의 공습을 받아 이들 모두 사망했다. AFP=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날 이스라엘군의 표적 공습으로 하마스 정치국 의장 이스마일 하니예의 자녀 13명 중 아들 하젬, 아미르, 무함마드가 사망했다. 이들은 금식 기간인 라마단이 끝난 것을 축하하는 이슬람 명절 '이드 알 피트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같은 차를 타고 이동하다가 폭격당했다고 알자지라 등이 보도했다. 이번 공습으로 하니예의 손자·손녀도 모두 4명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스라엘 정보기관 신베트와 이스라엘군을 인용해 "아미르는 하마스 군사조직의 지휘관이고, 하젬과 무함마드 역시 하마스 소속"이라며 "이들은 가자 중부에서 테러를 실행하러 가던 길이었다"고 전했다.

지난 2019년부터 카타르 도하에 머물고 있는 하니예는 이 사실을 확인한 직후 가진 알자지라와의 인터뷰에서 "(이들의 죽음은) 순교라는 영예를 받았다"며 "(아들들의 죽음으로) 협상에서 하마스의 목표와 요구가 바뀔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적의 망상일 뿐"이라고 밝혔다. 또 이스라엘군을 향해 "복수심과 살의에 불타는 범죄자들이 모든 규범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이번 표적 공습을 두고 이스라엘이 협상을 압박하기 위해 실행한 것이란 분석이 나오지만, AP통신 등은 "전쟁과 관련한 결정권을 지닌 하마스 최고 지도자는 야히아 신와르"라고 보도했다. 하니예의 자녀에 대한 공격이 하마스의 전략과 협상에 큰 변화를 가져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마일 하니예 하마스 정치국 의장. 로이터=연합뉴스

이로 인해 외려 이스라엘에 대한 여론만 악화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실제 이날 공습에 대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 등 주변 이슬람 지도자들은 하니예에게 조의를 표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하니예와의 전화통화에서 "이스라엘은 자신들이 저지른 반인도적 범죄에 대해 분명한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고,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과 무함마드 빈 압둘라흐만 알 싸니 카타르 부총리 역시 애도를 표했다.

이란, 이스라엘 '본토 타격설' 솔솔  

이런 상황 속에서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이란의 보복 공격이 임박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미국 정보기관 관계자들을 인용해 "이스라엘 본토를 겨냥한 이란의 공격이 곧 이뤄질 예정"이라며 "고정밀 미사일이 동원될 수 있다"고 보도했다. 군사시설 혹은 정부기관 시설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중동 내 전운이 고조되며 미국도 주시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방미 중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가진 공동 기자회견에서 "이란과 그 대리세력의 위협에 맞서 이스라엘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약속은 굳건하다"며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재차 밝혔다.

중동 지역을 담당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에릭 쿠릴라 사령관이 11일 이스라엘을 방문할 것이란 보도도 나왔다. 악시오스는 "이란이 유례없는 직접 공격을 할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같이 전했다. 이란은 최근 시리아 주재 자국 영사관이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자 보복 공격을 예고해왔다.

지난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들어가고 있는 구호트럭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9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로 들어가고 있는 구호트럭들의 모습. 로이터=연합뉴스

이스라엘, "구호 위한 검문소 연다"

한편 이스라엘 측은 가자지구 북부에 인도적 구호 물품 반입을 위한 새로운 국경 검문소를 설치할 계획이라고 이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외신기자 브리핑에서 "해외에서 보내온 가자지구 구호품 반입을 위해 가자 북부에 새로운 국경 검문소를 세울 것"이라고 알렸다.

이스라엘은 그간 안보상의 이유로 가자지구에 구호품 반입을 철저하게 제한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에서 큰 비난을 샀다. 그러다 최근 해상으로 전해진 구호품을 옮기던 국제 구호단체 월드센트럴키친(WCK) 소속 구호 요원 7명이 이스라엘군의 오폭으로 숨지자 비난은 더욱 거세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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