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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교수들 "법 위가 사랑…윤 대통령, 전공의 따듯하게 안아달라"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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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기자회견을 마친 후 요구안이 든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이 지난달 25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열린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기자회견을 마친 후 요구안이 든 손팻말을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의과대학 교수들이 정부와 전공의를 향해 대화를 촉구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 비상대책위원회 조윤정 홍보위원장은 2일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에게 감히 간곡히 부탁드린다"며 "젊은이들(전공의들)의 가슴에 맺힌 억울함과 울분을 헤아려달라"고 말했다.

그는 "배움의 현장을 떠난 전공의가 1만3000여명이다. 그 대표 한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달라"며 "법과 원칙 위에 있는 것이 상식과 사랑이라고 배웠다. 아버지가 아들을 껴안 듯 윤 대통령의 열정 가득한 따뜻한 가슴을 내어달라"고 말했다.

또  "관용은 힘을 가진 사람만 할 수 있고 윤 대통령 외에는 없다"며 "전공의 1만3000명 중 대표 한 명이라도 딱 5분만 안아주고 '젊은이의 생각을 미처 못 들었다'고 말해달라"고 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박단 (대한전공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 대표에게 부탁한다. 만약 윤석열 대통령이 초대한다면 아무런 조건없이 만나보라”고 말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브리핑을 하는 동안 울먹거리며 말을 잇지 못하기도 했다.

그는 이날 언론을 향해선  "윤 대통령과 박단 대표의 만남이 성사되면 만남을 존중해달라"며 "정치적으로 해석되지 않도록 해달라"고 했다.

조 홍보위원장은 전공의들에게도 당부의 말을 했다.

그는 “전공의들이 돌아와 국민에게 사과해야 의사들이 신뢰를 잃지 않을 수 있다는 말에 십분 공감한다”며  “모든 직업이 의사처럼 근거 따지며 움직이지 않는다는 사실을 이해하고, 대통령의 의료개혁에 대한 열정만 이해해달라”고 말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하며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2일 오전 서울 소재 대학병원에서 의료진들이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전의교협은 1일 윤 대통령 담화문에 대한 협의회 차원의 공식적인 입장문을 내놓지는 않았다.

조 홍보위원장은 전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2000명이라는 숫자에 매몰되지 않겠다”라는 언급과 관련해서는 “2000명은 ‘안’일 뿐, 대학에서 시설, 설비, 인적자원을 평가해서 (의학교육)평가원이 그를 판단한 다음 확정되는 것인데 이 숫자를 논의하는 게 얼마나 의미 있는지는 모르겠다. ‘대응하지 않겠다’라는 기조라기보다는 굳이 논의해야 하냐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또 조 홍보위원장은 국민과 환자들을 향해서는 “7주째 접어든 갈등의 기간 동안 국민과 환자는 가슴 졸이며 불안에 떨어야 했다”며 “이 자리를 빌려 의료 사태로 인해 불안함과 불편함을 겪고 계신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이날 윤 대통령과 박 위원장의 만남을 촉구한 것은 전날 전의교협 총회 이후 판단한 사항이라고 했다.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은 국민들에게 늘 열려있다”며 “윤 대통령은 의료계 단체들이 많지만, 집단행동 당사자인 전공의들을 만나 직접 이야기를 듣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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