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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 30초면 시속 300㎞ 도달...'KTX-청룡'은 어떤 열차?

중앙일보

입력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전역 승강장에서 열린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명명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일 대전역 승강장에서 열린 신형 고속열차 'KTX-청룡'명명식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고속열차인 KTX와 KTX-산천을 대체할 신형 ‘KTX-청룡’이 5월부터 정식 운행을 시작한다. 기존에 EMU-320으로 불리던 열차로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KTX 개통 20주년 기념식에서 ‘KTX-청룡’이란 이름이 붙었다.

 2일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에 따르면 KTX-청룡은 여러 면에서 기존 고속열차들과는 다르다. 무엇보다 열차가 달리는 방식에서 차이가 난다. KTX와 KTX-산천은 동력원을 별도로 장착한 맨 앞의 기관차가 뒤에 연결된 객차들을 끌고 달리는 방식으로 철도용어로는 ‘동력집중식’으로 분류된다.

 반면 KTX-청룡은 맨 앞과 뒤의 조종실이 있는 객차를 제외한 나머지 객차에 동력원(모터)이 모두 분산배치돼 있는 ‘동력분산식’열차다. 8량 1편성인 KTX-청룡은 맨 앞과 뒤 객차를 뺀 모두 6개의 객차 아래에 동력원이 달려 있다. 앞서 2021년 첫선을 보인 시속 260㎞대의 준고속열차인 KTX-이음(6량 1편성)이나 지하철 전동차도 모두 동력분산식이다.

동력집중식과 동력분산식 개념도. 자료 현대로템

동력집중식과 동력분산식 개념도. 자료 현대로템

 동력분산식 열차는 동력원이 여러 개여서 동력집중식 열차보다 가속과 감속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된다. KTX-산천은 시속 300㎞에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5분 15초지만, KTX-청룡은 이보다 훨씬 짧은 3분 32초면 가능하다고 한다. 시속 421㎞로 국내에서 개발된 고속열차 중 가장 빠른 기록을 세운 ‘해무(HEMU-430X)’가 바로 동력분산식이다.

 강욱 국토부 철도운영과장은 “KTX-청룡은 가속 성능이 뛰어나기 때문에 역 간 거리가 비교적 짧은 우리나라 지형과 철도 특성에 최적화되어 있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당 열차 제작사인 현대로템에 따르면 KTX-청룡은 KTX-산천(10량 1편성)보다 무게가 2t가량 가벼워 철로에 가해지는 하중도 적다고 한다.

 또 KTX-청룡은 전체 길이가 200m 안팎으로 엇비슷한 KTX-산천보다 좌석이 105~136석가량 더 많다. 동력장치가 객차 밑으로 분산돼 별도의 기관차가 없는 데다 차체 폭이 20㎝ 가까이 더 넓은 덕에 객실 공간을 그만큼 많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과 일본 등 해외에서 동력분산식 고속열차가 많이 운행 중인 것도 이러한 장점들 덕분이다.

KTX-산천은 맨 앞의 기관차가 뒤에 연결된 객차를 끌고 달리는 '동력집중식'이다. 연합뉴스

KTX-산천은 맨 앞의 기관차가 뒤에 연결된 객차를 끌고 달리는 '동력집중식'이다. 연합뉴스

 코레일은 이번에 도입된 KTX-청룡 2편성을 5월부터 정차역을 최소화한 이른바 ‘급행 고속열차’운행에 투입할 계획이다. 급행 고속열차는 중간에 서는 역이 적기 때문에 서울~부산을 2시간 10분대, 용산~광주송정을 1시간 30분대에 주파할 수 있다. 서울~부산 구간의 경우 대전과 동대구에만 정차하는 식이다.

 KTX-청룡과 같은 시속 320㎞대의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는 오는 2027년 말부터 2028년 사이에 모두 31편성이 추가 도입될 예정이다. 코레일이 17편성을, SR(수서고속철도)이 14편성을 발주했다. 국토부는 앞서 신규로 도입하는 고속열차는 모두 동력분산식으로 한다는 방침을 정한 바 있다. 뛰어난 가·감속 능력과 해외 고속철도시장 진출 가능성 등을 고려해서다.

 다만 동력분산식 고속열차는 동력집중식에 비해 상대적으로 소음과 진동이 심하다는 단점이 있다. 바퀴를 굴리는 동력원이 객차 밑에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먼저 개통한 KTX-이음도 소음과 진동 논란 때문에 별도의 보강 작업을 해야만 했고, 이번에 도입된 KTX-청룡 역시 납품 전에 설계보완 작업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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