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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영원한 포스코 캡틴"...장인화, 박태준묘 찾아 출사표 같은 추모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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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포항제철소 건설을 주도한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했다. 박영우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1일 오전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포항제철소 건설을 주도한 박태준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했다. 박영우 기자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1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을 찾아 박정희 전 대통령과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묘소를 참배했다. 포항제철소 건설을 주도한 이들이다. 이날은 포스코그룹 창립 기념일로 포스코는 올해 창립 56주년을 맞았다.

이날 오전 포스코 사장단과 현충원을 방문한 장 회장은 묵념 후 추모사를 읽었다. 이날 행사는 장 회장 의지에 따라 참석 인원을 최소화했다. 장 회장은 박 전 명예회장을 “포스코호의 영원한 캡틴”이라고 부르며 출사표 같은 추모사를 읽어 내려갔다. 그러면서 “(제가) 오늘 포스코그룹 제10대 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떨리는 마음으로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포스코그룹 주력 사업의 수익 악화와 그룹을 둘러싼 이해관계자들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포항) 지역 사회는 물론 국민적 지지와 응원도 약화되고 있다”며 “국민들로부터 신뢰와 사랑을 받아왔던 자랑스러운 포스코의 모습을 되찾고자 비상한 각오를 다지고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했다”고 말했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해 건설 경기 부진과 중국 경기 침체 등으로 영업이익(3조5310억원)이 전년 대비 27% 가량 줄었다.

장 회장은 이날 박 전 명예회장 묘소 앞에서 두 가지의 비전을 제시했다. 그는 “새로운 경영 비전으로 미래를 여는 소재, 초일류를 향한 혁신을 제안했다는 점을 회장님 영전에 보고 드린다”며 “소재의 혁신을 선도하며 친환경 미래로 나아가는 베이스 캠프가 되고, 자율과 책임 속에서 성과를 창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진정성 있는 소통으로 신뢰받는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968년 창립 당시 박 명예회장이 강조한) ‘제철보국’의 이념은 미래를 여는 소재로 승화하고 당신의 도전 정신은 초일류를 향한 혁신으로 계승해 나갈 것”이라며 “포스코그룹이 국민에게 신뢰받고 국가발전에 기여해 초일류 기업으로 거듭나는 모습을 살펴봐 달라”고 말했다.

이날 참배 후 장 회장은 중앙일보와 인터뷰에서 “최근 철강 산업이 위기인 만큼 마음이 무겁다”고 소회를 밝혔다. 지난달 21일 취임 당일 그는 ‘100일 간의 현장경영’을 선언하고, 포항·광양 현장 직원들과 소통하고 있다. 장 회장은 “(직원들로부터) 힘을 하나로 모아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다. (임직원 모두가) 하나의 포스코를 강조했다”라고 말했다. 이어 “원팀을 만들어 지금의 위기를 직원들과 함께 잘 헤쳐 나가겠다”고 말했다. 장 회장은 철강과 2차전지를 포스코그룹의 미래 먹거리로 보고 경쟁력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장 회장은 포스코그룹의 해외 주요 사업장도 조만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철강과 2차전지 소재 관련 국내 사업장뿐 아니라 그룹 차원에서 주력하는 해외 사업장에 대한 점검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그룹은 인도네시아·멕시코·아르헨티나·호주 등 16개국 45곳에서 자원개발 및 원자재 가공 사업을 하고 있으며 아르헨티나와 호주에는 2차전지 소재인 리튬 채굴을 위한 광산을 보유 중이다.

포스코그룹은 이달 중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달 21일 회장 취임 직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본적인 방향은 조직은 슬림하고 플랫해지고, 빠르게 결정할 수 있는 조직이 돼야 한다”며 “과감하게 도전할 수 있는 문화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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