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소 실패땐 빠져 죽어야”…‘철강왕’ 박태준 우향우 정신

  • 카드 발행 일시2024.03.21

경북 포항시 남구 지곡동 포스코 한마당체육관 입구, 잿빛 양복 차림에 중절모를 쓴 노신사가 천천히 들어서고 있었다. ‘철강왕’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이었다. 2011년 9월 19일, 과거 함께 근무하던 현장근로자 400여 명과 만남을 앞둔 순간이었다. 당시 중앙일보는 무쇠 영웅들이 19년 만에 재회하는 현장을 단독 취재했다. 1992년 10월 자신이 포스코에서 퇴직하기 전까지 근무했던 직원들과의 재회를 앞둔 철강왕에게 다가가 농반진반으로 물었다.

“제철소에서 직원들을 그렇게 혼내셨다면서요.”

호랑이 눈썹 같은 박 회장의 짙은 눈썹이 순간 꿈틀거렸다. 지팡이를 짚은 손이 지팡이를 번쩍 들어올렸다.
그는 마치 앞에 졸고 있던 직원을 본 양 지팡이를 사정없이 휘둘렀다. 앞서 만난 직원들이 소회한 대로 호랑이보다 더 무서웠다던 그 모습 그대로였다.

“역사적인 사업을 하는데 직원들을 교육하려면 교육자가 당연히 무서워야지, 누구라도 나한테 혼났을 거야.”

2011년 9월 포스코 한마당체육관에서 퇴직 임직원들을 위한 문화행사 “보고 싶었소! 뵙고 싶었습니다. 재회” 행사에 참석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중앙포토

2011년 9월 포스코 한마당체육관에서 퇴직 임직원들을 위한 문화행사 “보고 싶었소! 뵙고 싶었습니다. 재회” 행사에 참석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 중앙포토

“핏값으로 짓는 제철소, 실패하면 우향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