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취업반 담당 김택종 교사|"학생들 전원 취업 가슴 뿌듯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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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대입경쟁이 그토록 치열한 것은 학생 자신들보다 학부모나 사회가 그들을 살인적인 대입전선으로 내몰고 있기 때문입니다.』
수원 경성고등학교(교장 신인섭·경기도 화성군 태안면 기안리)에서 취업반 직업과정을 담당하고 있는 김택종 교사(36)는 입시과열현상의 원인을 이렇게 지적했다.
인문계 사립인 이 학교에서 줄곧 7년 동안 진학반 담임(수학)을 맡아왔던 김 교사는 취업반 직업과정을 맡은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1백8명 전원취업이라는 놀라운 실적을 올렸다.
분야별로는 포크레인·냉동·요리·컴퓨터·인테리어 등 16개 분야. 이들 1백8명 가운데 약70% 이상은 기능사 자격증을 취득했다.
취업반 직업과정은 고3초기 성적미달 자들을 대상으로 편성되지만 대학만능주의 풍토아래 『내 아들이 왜 대학에 갈 수 없나』며 항의하는 부모들이 대부분이라는 것.
취업반 직업과정의 경우 오전수업을 마치고 오후 4시간씩 수원시내 사립학원에서 분야별로 강습을 받는다. 강습소 선정과 이들에 대한 현장감독은 김 교사의 책임. 단 수강료만은 학생들 각자가 부담한다.
동료 교사들로부터「작업반장」으로 불리고 있는 김 교사는『자격증을 따는 것도 어렵지만 이들을 각 업체에 취업시키기는 더욱 어렵다』며 자신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취업 생들 가운데는 형편이 어려운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보내주기도 한다.
무조건 대학만 고집하던 학생들이 취업해서 첫 봉급을 받고는 생각이 달라지는 것을 볼 때 가장 흐뭇하고 보람을 느낀다고 김 교사는 말한다. <글 김준범 기자 사진 오종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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