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경기 “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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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구정연휴 늘고 과소비억제 영향/선물세트 대량주문도 별로 없어
크리스마스와 새해 선물수요가 겹쳐 해마다 이맘때면 흥청거리던 백화점등의 연말경기가 올해는 다소 시들한 편이다.
지난해부터 구정연휴가 늘어나는 바람에 신정의 성격이 가족중심의 여가를 즐기는 쪽으로 바뀌면서 귀향선물 수요가 덜해진데다,특히 이번에는 구정(2월15일)이 신정과 워낙 떨어져 있어 선물수요의 양분화현상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서슬퍼런 공무원사회의 「사정바람」등 과소비억제 분위기로 고가선물 수요가 급격히 줄고 있는 것도 그 한 요인이 되고 있다.
이같은 「불가피한」사정에 따라 선물세트 대메이커들은 대목물량을 작년말 수준으로 묶는가 하면 대형백화점들도 연말무드를 자극하기 보다는 실속구매·개점 기념행사 등으로 방향을 바꿔 비교적 조심스런 판촉에 나서고 있다.
▷선물메이커◁
최대 선물메이커인 제일제당과 (주)럭키는 물량을 각각 1백70만세트 정도로 작년 수준에 맞췄다.
그러면서도 매출목표는 단가를 높여 작년말보다 20% 정도 늘어난 각각 1백억원대로 잡고 있다.
그러나 기업·단체 등의 대량주문이 예년과 달리 아직은 별로 없다는 게 공통된 설명이고 특히 제일제당의 경우 가공식품의 인기가 덜해진 탓인지 대형 유통업체들의 사재기 주문이 뜸하다고 말하고 있다.
또 정부의 유흥업소에 대한 영업시간 단속등으로 매출부진을 겪고 있는 주류업체들은 이같은 영향이 대목수요에까지 미칠 것을 우려하고 있는데 오비씨그램의 경우 12월중 매출액이 지난해보다 20% 정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태평양화학은 연말 출고물량을 15% 정도 늘려잡고 있다.
태평양은 가정용품·잡화쪽의 선물수요가 커지는 추세에 상당한 기대를 걸고 있으나 중소기업등의 사원용 선물주문이 대부분 구정으로 옮아가 연말대목에 큰 재미를 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와중에도 동서식품은 최근 신규 코피생산업체들과의 경쟁을 의식,작년말보다 무려 70% 이상 늘어난 1백20만세트를 생산,출고를 서두르고 있다.
▷백화점◁
12월 매출이 지난해보다는 25∼30%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실적이 세일파동과 이상난동 탓에 한자리수의 저조한 신장에 그쳤던 점을 고려하면 올 경기가 썩 좋은편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특히 「사정바람」으로 10만원 이상의 고가선물 판매가 줄고 3만∼5만원대의 선물비중이 커져 매출증대에 그만큼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신세계가 작년 12월보다 27% 늘어난 7백억원(전사기준) 매출을 목표로 잡고 있으며,롯데가 6백65억원(전년비 20% 증),현대가 5백억원(압구정·무역센터점 기준 25% 증),뉴코아가 3백억원(45% 증)의 판매를 각각 목표로 삼고 있다.<박신옥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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